[메가경제=정진성 기자] 카카오가 운영하는 포털 다음(DAUM)이 기사 댓글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 세력을 비판하는 표현 '대깨문'을 인공지능(AI) 기반의 댓글 필터링 기능(세이프봇)을 통해 가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 |
▲ 포털 사이트 '다음'(Damu) CI. [이미지=카카오] |
그러나 다음에서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각각 비하하는 표현인 쥐박이, 닭근혜가 포함된 댓글은 삭제나 가림 처리되지 않고 있고 윤석열 대통령을 비하·비판하는 표현으로 쓰이는 '굥'도 삭제·가림 처리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다음의 기사 댓글(타임톡)에 '대깨', '대깨문'이 포함된 표현을 쓰면 세이프봇에 의해 자동으로 가림 처리되는 것으로
2020년 12월 다음의 댓글에 처음 적용된 세이프봇은 욕설과 비속어를 포함하거나 게시물 운영 정책을 위반한 댓글을 AI 기술로 분석해 자동으로 필터링하는 기능이다.
세이프봇은 욕설·비속어가 포함된 댓글 전체를 삭제해 음표 치환하거나 가림 처리하고 있다. 음표 치환된 내용은 삭제돼 확인할 수 없지만, 가림 처리는 클릭하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점이 다르다.
그간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다음은 댓글 어뷰징(의도적 조작 행위)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기사 댓글에 어떤 단어를 삭제·가림 처리하는지 외부에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포털이 대깨문과 같은 정치적 표현을 AI 필터링 기능으로 조처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성중 의원은 "내부 직원과 일부 전문가가 댓글을 규제하는 데이터 라벨링 과정을 거친 셈"이라며 "카카오의 댓글 규제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전 검열 수준으로, 여론을 조작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질타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