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기대감에 고개 드는 집값, 대출 규제로 누르는 '엇박자 행정' 비판 고조
신규 공급은 '장밋빛 미래', 당장 입주는 '가시밭길'…주거 사다리 복원 시급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명분으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의 고삐를 죄면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가 끊길 위기에 처했다.
특히 그간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마지막 보루였던 정책금융 상품마저 규제 가시권에 들어오자, 시장에서는 “공급은 늘리겠다면서 대출 문턱만 높이는 엇박자 행정”이라는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이라는 명분과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실리가 충돌하며 정책적 딜레마가 깊어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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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 내용에 맞게 AI 제작 |
최근 금융당국은 가계부채의 급격한 증가를 억제키 위해 그간 DSR 산정에서 제외됐던 디딤돌대출, 보금자리론 등 정책 금융상품까지 규제 범위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자산 형성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청년층과 무주택자들에게 사실상 유일한 ‘내 집 마련’ 통로를 좁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수도권 내 신축 아파트 구매를 고려하는 30대 직장인은 “정부가 공급 물량을 확대하겠다고 연일 발표하지만, 정작 대출 40% 룰에 묶이면 중소형 평형대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실수요자에게 대출 문턱은 곧 시장 진입 자체를 가로막는 거대한 절벽과 같다”고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글로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 규제만 강화되는 ‘엇박자’ 리스크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난 21일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DSR 규제가 정책 금융까지 전방위로 확산될 경우 가용 자금이 부족한 서민층을 중심으로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또한 지난 22일 “정부의 공급 확대 신호가 실제 입주로 연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당장의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실수요자들을 임대차 시장으로 내몰아 전셋값 불안을 야기하는 풍선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건설산업 현장의 우려도 임계점에 다다랐다. 권대중 한성대학교 석좌교수는 지난 23일 ‘주택시장 공급 활성화 세미나’ 기조강연에서 “대출 규제로 수요가 위축되면 시행사와 건설사의 분양 리스크가 커지고, 이는 결국 신규 주택 착공 감소와 공급 부족이라는 악순환을 일으킨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에 시달리는 건설업계 입장에서는 대출 규제가 정부의 공급 활성화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1800조 시대에 건전성 관리는 국가 경제의 안전성을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하지만 규제의 칼날이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를 끊어버리는 부작용을 낳아서는 안 된다.
금융 수치 관리라는 기계적인 행정에서 벗어나,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나 실거주 목적의 무주택자들에게는 DSR 적용 예외나 한도 상향 등 유연한 정책적 배려가 절실한 시점이다. 집은 투자의 대상이기 전에 국민 삶의 터전이자 최소한의 기본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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