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조합설립 인가 전망…최고 49층으로 정비계획 변경도 추진
재건축 기대감에 가격 다시 꿈틀거릴 조짐…"재초환·상한제 등은 부담“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재건축 조합설립 추진위원회(추진위)가 설립된지 20여년 만에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서울시는 19일 오후 서울 도시‧건축센터 열린회의실에서 제11차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를 열고 강남구 은마아파트 주택 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경관심의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서울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은마아파트는 2003년 추진위가 승인받은 이후 19년만에 도계위 심의를 통과했다. 도계위에 최초 상정된 지는 5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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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치동 은마아파트. [사진=연합뉴스] |
이번 심의 통과로 서울시 내 주요 재건축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올해 2월 잠실주공5단지를 시작으로 8월 여의도 공작아파트 등 그간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노후 단지가 속속 도계위 심의를 통과했다.
1979년 준공된 대치 은마아파트(강남구 대치동 316번지 일대)는 28개 동 4424세대로 이뤄진 강남의 대표적인 노후 대단지다. 구역면적은 총 24만3552.6㎡이다.
이날 통과된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최고 35층 33개 동 5778세대(공공주택 678세대)로 재건축된다. 건폐율 50% 이하, 상한 용적률은 250% 이하가 적용된다.
도계위는 공공기여로 보차혼용 통로를 만들고 근린공원(1만3253㎡)과 문화공원(4081㎡)을 조성하도록 했다. 공공청사(파출소)도 들어선다. 시공은 삼성물산과 GS건설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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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치 은마아파트 최고 층수 35층 재건축. [그래픽=연합뉴스] |
강남의 대표 재건축 단지인 대치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마침내 도계위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앞으로 이 단지의 재건축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5천 가구에 육박하는 매머드급 단지의 재건축이 본격화하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추진 움직임이 시작된 은마 재건축은 2003년 추진위가 승인받은 이후부터 본격 추진됐다. 그러나 그후 재건축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추진위 승인을 받긴 했으나 집값과의 전쟁을 벌이던 정부 규제 등으로 예비안전진단 문턱에서 세 차례나 고배를 마시는 등 2010년 3월 안전진단을 통과하기까지 꼬박 10년 가까이 걸렸다.
이후에도 49층 정비계획안이 서울시의 ‘35층 룰’에 막혀 번번이 좌절됐고, 그사이 재건축 방식을 놓고 주민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소송전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이 취임한 뒤 올해 들어 재건축 규제가 속속 완화되면서 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2월에는 추진위가 35층 규모의 새 재건축 계획안을 시에 제출했고, 도계위 소위원회는 8월 24일 역세권 활성화를 위한 건축 배치와 서측 건축물 배치 재검토 등이 필요하다는 자문 의견을 제시했다.
추진위는 이를 반영한 수정안을 9월 말 구청을 통해 서울시에 제출했고, 이날 5년 만에 도계위에 상정돼 통과됐다.
현재 재건축 조합 설립 추진 단계인 은마아파트는 향후 조합 설립을 거쳐 서울시 건축심의를 받게 된다.
20여년 만에 숙원사업인 재건축이 본격화하면서 주민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추진위는 일단 조합원 동의를 서둘러 이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조합설립인가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재 35층으로 통과된 정비계획안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내년 중 49층으로 변경절차를 추진할 방침이다.
오세훈 시장이 이끄는 서울시는 한강변에 초고층 아파트를 허용하는 등 재건축 층수 상향을 추진하고 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일부 매물이 회수되고, 가격도 꿈틀거릴 조짐이다.
다만 최근 금리 인상, 집값 하락 분위기 속에서 가격이 크게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는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정부는 최근 1주택자 장기보유자를 비롯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을 낮추는 개편안을 발표했으나 초과이익이 많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부담금 인하폭이 적어 불만이 큰 상황이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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