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바이든 당선인과 14분간 첫 통화..."한미동맹 강화·한반도평화 의지 확인"

정치 / 류수근 기자 / 2020-11-13 00:58:19
문대통령 "세계적 도전과제 대처에 적극 협력"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첫 전화 통화를 했다. 지난 8일(한국시간) 새벽 미국 대선 승리가 확정된 지 나흘만이다. 


강민석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9시부터 14분간 전화 통화를 하며 바이든 당선인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한미동맹, 북핵 문제, 코로나19 및 기후변화 대응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트위터를 통해 대선 승리를 축하했고, 그 이튿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대선 결과를 절대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사흘 만에 바이든 당선인과 직접 소통이 이뤄진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 관저 접견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첫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사진= 청와대 제공]

이번 첫 통화에서 바이든 당선인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을 유지할 것이라며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평화정책을 위해 긴밀히 소통하자고 했다. 굳건한 동맹과 평화·번영의 한반도를 향한 바이든 당선인의 굳은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게 문 대통령의 전언이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이번 미 대선 결과는 바이든 당선인의 오랜 국정 경험과 탁월한 리더십, 그리고 명확한 비전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높은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바이든 당선인이 줄곧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고, 특히 이날 미국 재향군인의 날(11.11)에 필라델피아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최근에는 직접 우리 언론에 기고문을 보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한 바 있음을 상기하면서 “한미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당선인의 높은 관심과 의지에 사의”를 표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지난 70년간 민주주의, 인권 등 공동의 가치를 수호하며 한반도와 역내 평화, 번영의 기반이 되어온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바이든 당선인과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질 바이든 여사가 미국 재향군인의 날인 11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한 뒤 경의를 표하고 있다. .[사진= AP/연합뉴스]

이에 바이든 당선인은 “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번영에 있어 핵심축(linchpin·린치핀)”이라고 하면서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확고히 유지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첫 통화였지만 양측은 코로나19 및 기후변화 등 글로벌 현안 대응에 있어서도 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데 공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앞으로 코로나19 대응, 보건안보, 세계경제 회복, 기후변화, 민주주의, 그리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미가 긴밀히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특히 “코로나19와 관련 한국과 미국에서 같은 날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한국이 매우 훌륭하게 코로나에 대응해 온 데 대해 문 대통령께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이 한국과 같이 대응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다행히 백신이 개발되고 있어 길이 열리고 있으며, 지금부터 신행정부 출범 시까지 코로나 억제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아울러 양측은 취임 이후 가능한 조속히 만나 직접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로 했다.바이든 당선인의 이날 통화는 미국우선주의와 고립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을 폐기하고 전통적 동맹 복원과 다자주의를 중시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또 '린치핀'이라고 표현하며 한미동맹 강화를 언급한 것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나 주한미군 주둔 문제 등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비해 한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적인 태도를 취할 것임을 예고한 대목으로 보인다.


북한을 거론한 부분 역시 자신이 취임할 경우 북한 비핵화를 중요한 과제로 다루겠다는 의중을 담은 것이라는 관측을 낳는다.

 

바이든 당선인은 통화에 앞서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했다. 미국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차기 대통령으로서 공식 행보를 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때마침 찾은 곳이 한국전 참전 기념비여서 남다른 주목을 끌었다.

 

문 대통령과 내년 1월 출범할 바이든 정부 사이에는 많은 변화와 함께 넘어야할 과제가 놓여 있다.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란 난제의 새 해법을 찾아야 하고, 한미동맹의 성격을 시대 변화에 맞게 재조정해야 하며, 다자주의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경제협력도 도모해야 한다.

까다로운 현안을 함께 풀어가기 위해선 정상 간 이해와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록 14분간 통화라서 충분히 의견을 나눌 상황은 아니었지만, 미국 새 행정부와의 정상외교에 시동을 걸며 주요 공감대를 이뤘다는 점에서 큰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문재인 정부의 향후 대미 정책 기조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흔들림 없는 추진, 한미동맹 강화와 함께 한반도 문제 당사자로서 남북의 역할 중시, 양자·다자 협력을 통한 경제협력 강화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이 강조하는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대응 정책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결을 같이한다. 

 

이같은 원칙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날 첫 통화는 양측이 같은 목적지를 향해 제반 과제를 함께 헤쳐나가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다른 동맹국 정상과도 통화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스가 총리와 통화에서 일본 방어와 미일 안전보장조약 5조에 관한 미국의 약속을 강조하며 미일 동맹 강화를 위한 강력한 기대를 표시했다.

또 기후변화 대응, 전세계 민주주의 강화, 번영하고 안전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주춧돌(cornerstone·코너스톤)로서 미일동맹 강화 등 공동의 약속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바이든 당선인은 전날에는 영국, 독일, 프랑스, 아일랜드 등 유럽 정상과 통화하고 "미국이 돌아왔다"며 미국과 유럽의 동맹 강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오늘의 이슈

포토뉴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