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1월 소비자물가지수 7.1% 상승 "시장 전망치 하회"…연준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명분 관측

글로벌경제 / 류수근 기자 / 2022-12-14 00:46:45
11월 CPI, 작년 말 이후 최소폭 상승…美 인플레이션 최악 넘겼나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의 예상을 밑돌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최악의 고비를 넘긴 것 아니냐는 전망에 힘이 실리게 됐다.

미국 노동부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7.1% 상승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여전히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지만

지난해 12월(7.0%)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노력에 대해 말하고 있다. 바이든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있지만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를 밑도는 수치다. WSJ 전문가들은 11월 CPI가 지난달보다 0.2% 오르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7.3%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CPI는 소비자 관점에서의 상품 및 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물가 지표로, 구매 동향 및 인플레이션의 변동을 측정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11월 CPI에 대해 미 언론들은 물가 상승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연준이 금리인상의 ‘속도 조절’에 명분을 갖게 할 것으로 평가했다.

연준은 이날부터 이틀간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있다. 그런데 이날 예상을 밑도는 물가 지표가 나오면서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마감하고 빅스텝(0.5%포인트 금리인상)으로 금리 인상폭을 줄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연준은 네 차례의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 미국 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미국의 CPI는 지난 6월 9.1%까지 치솟았으며 9월까지만 해도 8%가 넘는 상승률(8.2%)을 보이다가 10월 7.7%로 둔화한 데 이어 11월에는 7%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11월 CPI는 전월 대비로도 0.1% 올라 역시 시장 전망치(0.3%)를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6.0%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는 0.2%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근원 CPI는 지난 9월 1982년 8월 이후 최고 상승률인 6.6%까지 올랐으며 10월엔 6.3%로 집계됐었다.

근원 CPI 상승률 역시 전문가 전망치(전년 동월 대비 6.1%, 전월 대비 0.3%)를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전년 동월보다는 6.1%, 전월보다는 0.3% 오를 것으로 예상했었다.

미국 노동부는 전월 대비 0.2%의 근원 CPI 상승률은 지난해 8월 이후 최소치라고 전했다.

미국의 11월 CPI를 세부적으로 보면, 주거 비용과 식료품 물가가 여전히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에너지 가격 하락세가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CPI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 비용은 전년 동월 대비 7.1%, 전월 대비 0.6% 각각 올랐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최근 4개월 간 가장 낮았다.

식료품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6%, 전월 대비 0.5% 각각 상승했다. 하지만 전월 대비 상승률은 꾸준히 낮아지는 추세다.

에너지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13.1% 올라 여전히 높은 상태를 보였다. 그러나 휘발유(-2.0%) 가격의 내림세에 힘입어 전월 대비로는 1.6% 낮아졌다.

앞서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12일(현지시간) 발표한 11월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2%로 10월 조사 때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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