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극초음미사일 '킨잘' 사용 우크라 남서부 포격..."침공 후 첫 발사 사례"

국제 / 류수근 기자 / 2022-03-20 00:36:47
러 국방부 "우크라 서부 미사일·항공기 탄약 지하저장시설 파괴"
폴란드 접경 르비우 이어 루마니아와 접경 지역도 포격 "위협"
킨잘, 방공체계 무력화 2천㎞ 목표 타격 가능…푸틴 "이상적 무기"
"킨잘 운용능력 갖춘 미그-31K 10대 현재 시험적 임무 수행중"

러시아군이 19일(현지시간) 전술 핵탄두도 탑재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전 후 최초로 발사해 그간 안전지대로 여겨지던 우크라이나 남서부 지역의 군사시설을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8일 극초음속 미사일인 Kh-47M2 ‘킨잘’을 사용해 우크라이나 서부 이바노프란키우스크(이바노-프란코프스크) 주의 델라틴에 위치한 ‘우크라이나군의 지하무기 저장시설을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해당 군사 시설에는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과 항공기용 탄약이 저장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AFP 통신은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이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극초음속 미사일 사용 등과 관련한 러시아 국방부 발표의 진위를 자체적으로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보도했다.
 

▲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 공항 인근 건물 위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24일 개전 이후 이날 처음으로 르비우시를 폭격했다. [리비우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군이 극초음속 무기를 발사해 공격한 목표가 있는 촌락인 델라틴이 위치한 이바노프란키우스크 주는 우크라이나 남서부에 위치한 곳으로, 남쪽 국경선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인 루마니아와 접해 있다. 서쪽으로는 폴란드와 접해 있는 르비우 주와 접해 있다.

앞서 러시아군은 바로 전날(18일)엔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인 르비우 주의 주도인 르비우시 공항 인근을 미사일로 폭격했다. AP통신은 르비우 시장을 인용해 공항 인근의 군용기 정비창이 여러 발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으며 이 공장은 이미 가동을 멈춘 상태였다고 전했다.

폴란드 접경지역인 르비우는 수도 키이우와 멀리 떨어져 있어 러시아 침공 이후에도 어느정도 안전지대로 여겨졌다. 이 때문에 러시아 침공 이후 약 20만명의 피란민이 몰려들었으며 한국을 비롯한 여러 외국 공관도 임시 거점을 마련했었다.

하지만 르비우마저 공격을 당하자 르비우의 주우크라이나 주재 한국 임시사무소 공관원들은 우리 국민 3명과 함께 현지를 떠나 헝가리로 대피했다.

▲ 우크라이나 최근 전황. [그래픽=연합뉴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후 3주가 넘었지만 수도 키이우(키예프) 함락에 실패하는등 전선이 교착상태에 빠진 양상이다.

이에 다급해진 러시아군은 그간 안전지대로 여겨져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피난처로 삼고 있던 폴란드와 루마니아 접경 지역의 도시까지 목표로 삼아 공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신예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사용하며 러시아로부터 가장 깊숙한 곳까지 타격,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를 꺾기 위해 나선 형국이다.

킨잘의 사거리는 2000㎞에 이르며, 최대 속도는 마하 1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술 핵탄두도 탑재할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8년 연례교서 연설에서 ‘킨잘’의 우수성을 직접 발표해 세상에 처음 존재가 알려졌다. 그는 당시 킨잘은 “음속의 10배로 비행하며 방공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이상적인 무기’”라고 언급했다.

러시아 통신은 킨잘은 현존하는 공대공·지대공 방어체계로는 저지할 수 없는 무기라고 소개하고 있다. 킨잘 운용 능력을 갖춘 미그-31K기 10대가 러시아 남부 군관구에서 현재 시험적으로 전투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전인 지난달 19일 극초음 미사일의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

러시아는 2019년 11월 중순 북극 지역에서 미그-31K를 이용해 킨잘을 발사하는 시험을 진행했으며, 작년 6월에는 킨잘을 탑재한 미그-31K 전투기 2대를 시리아의 해안지역인 라타키아에 있는 크마이밈 공군기지에 배치하기도 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이바노프란키우스크 주 지역에 대한 공격과는 별개로,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주에 있는 우크라이나군의 무선정찰시설을 지대함 미사일체계 ‘바스티온’으로 파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데사는 흑해에 접한 남부 요충지로 러시아군이 대규모 상륙 작전을 준비중이라는 소식들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는 곳이다.

한편, 러시아군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등 친러 분리주의 반군 장악 지역과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점령하기 위해 3주 넘게 도시를 포위한 채 집중 포격을 가하고 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러시아군의 지원을 받으면서 마리우폴 도심에서 우크라이나 측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남동부에 위치한 도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지난 15일 어린이를 포함한 수백명의 민간인이 대피한 마리우폴의 한 극장을 폭격했다고 밝혔지만,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포격 당시 극장에는 1천여명이 대피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업위성 업체 맥사(Maxar)가 지난 14일 촬영한 사진에는 건물 앞과 뒤쪽 2곳에 러시아어로 ‘어린이들’(дети)을 뜻하는 단어가 흰색으로 크게 적혀 있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포격을 가해 전세계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주요 거점도시들에 무자비한 포격을 퍼붓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은 수도 키이우에 대한 러시아의 양대 공격로를 봉쇄했다고 밝혔다고 CNN 방송이 18일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자국군이 수도 방위를 위한 성과를 냄에 따라 러시아군을 키이우 드니프로 강 좌·우측에서 모두 막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올렉산드르 흐루체비치 우크라이나군 참모부총장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오늘로써 적을 우측 강변에서 70km 떨어진 거리에서 미사일을 제외한 총격이 불가능하도록 막을 수 있었다”면서 “좌측 강변에서도 전진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키이우를 둘러싸고 대공방위시스템을 가동 중이라고도 밝혔다.

키이우를 포위하려고 시도 중인 러시아군은 이미 일부 지역을 점령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전진이 멈췄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신종합>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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