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생리의학상, 미국 케일린 등 3명 공동수상 '세포의 산소 적응메커니즘' 밝혀

건강·의학 / 류수근 기자 / 2019-10-08 11:47:20
케일린, 7~8일 '2019 대한종양내과학회 국제학술대회(KSMO 2019)' 강연자 참석 예정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노벨상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힌다. '인류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에게 재산을 상금으로 준다'는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제정됐으며 1901년부터 수여되기 시작됐다.


2019년 노벨상 시즌이 생리의학상 수상자 발표를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The Nobel Prize in Physiology or Medicine 2019)에 세포의 산소 이용 방식을 연구한 미국의 윌리엄 케일린(61)과 그레그 서멘자(63), 영국의 피터 랫클리프(65) 등 3명을 공동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산소 농도에 따른 세포의 적응 기전(메커니즘)을 밝혀낸 공로를 인정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2019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왼쪽부터 서멘자(美), 랫클리프(英), 케일린(美)[출처= 노벨위원회 웹사이트 유튜브 영상 캡처]


케일린과 서멘자는 각각 하버드의대와 존스홉킨스의대 소속이며, 랫클리프는 옥스퍼드대학에 서 연구해왔다.


노벨위원회는 홈페이지에서 “세포가 어떻게 산소의 가용성을 감지하고 적응하는지(how cells sense and adapt to oxygen availability)에 대한 발견"이라고 이들의 공로를 요약했다.


이들 3명은 세포가 산소 농도에 적응하는 과정을 밝혀내 빈혈과 암 등 혈중 산소농도와 관련된 질환의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평가했다.


동물들은 음식을 유용한 에너지로 바꾸기 위해 산소를 필요로 한다. 산소가 근본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은 수세기 동안 이해되어 왔지만, 세포가 산소의 수치의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는지는 오랫동안 알려져 있지 않았다.


올해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은 세포가 변화하는 산소 가용성을 어떻게 감지하고 적응할 수 있는지를 발견했으며, 다양한 수준의 산소에 반응하여 유전자의 활동을 조절하는 분자 장치를 찾아냈다.


세포가 저(低)산소 농도에 적응하는 과정에 'HIF-1'이란 단백질(유전자)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세포가 산소농도 변화에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게 하는 '스위치'(molecular switch)가 무엇인지 규명한 것이라고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설명했다.



'2019년 노벨 생리의학상' 세포의 산소농도 적응 기전 연구 개념도. [출처= 노벨위원회 웹사이트]


1810년 설립된 카롤린스카연구소는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유서깊은 의과대학으로, 의학계의 단과교육 연구기관으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노벨생리의학상 선정위원회가 있다. 선정위원회는 이 대학의 다양한 의학 분야 교수 50명으로 구성된다.


수상자 케일린은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나를 비롯해 수상자들은 HIF(hypoxia-inducible factor) 단백질 조절을 새로운 (치료) 실마리로 제시한 것"이라며, 그러한 신약 후보물질이 개발단계에 있다고 소개했다.


이 연구개발로 혈중 산소가 부족한 빈혈의 경우 단순히 철분을 공급하는 종전 약물과 완전히 달리 HIF 단백질 양을 늘려 산소 활용도를 높이는 새로운 치료법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암세포에서는 HIF를 억제함으로써 암세포 증식을 막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이들은 2016년 '미국의 노벨상' 또는 '예비 노벨상'으로 불리는 래스커상을 수상하는 등 그동안 노벨 생리의학상의 유력한 후보군으로 자주 거론됐다.


노벨 생리학·의학상은 생리학 또는 의학에서 뛰어난 업적을 보인 사람에게 수여하는 노벨상이다. 여기서 생리학은 노벨이 살던 시대에 지칭했던 여러 생물학 분야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노벨 수상자에게는 상금 총 900만크로나(약 10억 9천만원)가 주어지며,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 추모일인 12월 10일 스톡홀름에서 개최된다.


지난해 노벨생리의학상은 면역체계 단백질 연구를 통해 새로운 암 치료법 발견에 공헌한 제임스 앨리슨(미국)과 혼조 다스쿠(일본)에게 돌아갔었다.



윌리엄 케일린(스피커 맨 왼쪽)이 2019 대한종양내과학회 국제학술대회(KSMO 2019)에 강연자로 참석한다. [출처= KSMO 2019 홈페이지]


올해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3명 중 케일린은 다음달 7∼8일 서울 용산의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리는 2019 대한종양내과학회 국제학술대회(KSMO 2019)에 강연자로 참석할 예정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KSMO 2019 프로그램을 보면 7일 오전 11시10분부터 11시50분까지 진행되는 ‘프레지덴셜 심포지움(Presidential Symposium)’의 스피커로 케일린이 예정돼 있다.



2019 대한종양내과학회 국제학술대회(KSMO 2019) 프로그램. 케일린은 7일 오전 11시10분에 예정돼 있다. [출처= KSMO 2019 홈페이지]


주제는 ‘VHL 종양 억제기 유전자: 산소 감지 및 암에 대한 통찰(The VHL tumor suppressor gene: Insights into oxygen sensing and cancer)’이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는 이날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오는 14일까지 차례로 발표된다. 8일에는 물리학상이 발표되고, 9일에는 화학상, 10일에는 문학상, 11일에는 평화상, 14일에는 경제학상 수상자가 공개된다.


한국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지만, 과학 분야와 경제학, 문학 분야 수상자는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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