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탐구] 그랩·올라캡스·고젝 '아시아 차량공유 유니콘'이 시사하는 것

공유경제 / 유원형 / 2019-03-16 17:30:31

[메가경제 유원형 기자] 최근 벤처업계에 '유니콘'이 화두가 되고 있다. 이달초 정부가 제2벤처붐을 일으키겠다며 4년간 12조원 규모의 투자를 창출해 스케일업을 지원, 국내 유니콘을 200개로 늘리겠다고 말하면서부터다.


‘유니콘(Unicorn)'은 본래 뿔 달린 상상 속 동물로, 근래 벤처산업에서는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큰 성공을 거둔 스타트업을 통칭하는 말이다.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의 비상장기업을 일컫는다. 이 용어가 처음 쓰일 당시에는 스타트업이 이만큼의 기업가치로 성장하는 것이 상상 속의 유니콘만큼이나 실현되기 어려운 목표였지만 지금은 유니콘이 증가 추세에 있다.


이제는 기업가치가 10조원이 넘는 ‘데카콘’도 등장하고 있다. 유니콘으로 불리는 기업들은 비상장기업이라 비공개 투자 부문도 적지 않아 정확히 기업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통계마다 수치가 다르지만 현재 글로벌 유니콘은 300여 개로 추산되고 있다. 이중 한국에는 6개의 유니콘이 존재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 [출처= Grab 유튜브 캡처]


유니콘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평가받아 외부의 대규모 투자를 먹고 빠르게 성장한다. 그런데 최근 급성장 중인 아시아의 대표적인 유니콘들 중에 차량공유서비스 기업이 상위권에 대거 포진해 주목을 끌고 있다.


차량공유 시장은 ‘라이드 셰어링(Ride-sharing)과 ’카셰어링(Car-sharing)‘으로 구분된다.


'라이드 세어링'은 ‘이동서비스’의 공유 개념으로, 이동을 원하는 소비자와, 차량과 기사를 제공하는 이동서비스 사업자를 연결해주는 P2P(peer-to-peer) 서비스다. '라이드 헤일링(Ride-hailing·차량호출)'이라고도 한다. 카셰어링은 '차'라는 자산을 공유하는 개념으로 차량소유 기업이 단기임대 방식으로 차량을 대여하는 B2P(business-to-people) 서비스다.


2010년대에 들어 빅뱅을 이루고 있는 영역은 ‘라이드 셰어링’ 분야로, 그 프런티어 기업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우버(Uber)’다. 우버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차를 타려는 사람과 태워주려는 사람을 이어주는 서비스로, 주변의 일반 승용차를 콜택시처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마이크로소프트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기업가치가 급팽창했다.



우버 [출처= Uber 유튜브 캡처]


‘소유에서 이용으로’, 2010년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우버 서비스의 확산은 전통적인 자동차 이용 패턴을 완전히 바꾸어 버렸다. 우버는 지난해 6월 10일(GMT 기준) 10시 12분을 기점으로 승차공유서비스 여정 및 우버이츠배달 횟수를 합친 누적 여정(trip)이 100억 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우버의 성공 이후 차량공유 시장은 말그대로 ‘빅뱅’이다.


위키피디아 등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버는 83개국 674개 도시에서 운행하고 있으며 운전자수는 200만여 명에 이른다. 역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리프트(Lyft)'도 미국 300여 개 도시에서 140여만 명의 운전자가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차량공유서비스는 아시아권 도로도 쓰나미처럼 삼키고 있다. 중국 디디추싱(滴滴出行)은 중국내 400여 개 도시에서 운영 중이다. 디디추싱의 운전자수는 210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디디추싱은 지난 2015년 2월 텐센트가 투자한 디디다처(滴滴打?)와 알리바바 그룹이 투자한 콰이디다처(快的打?)가 합병해 탄생한 차량공유서비스 기업으로, 정식 이름은 디디콰이디(滴滴快的)다.


차량공유서비스는 미국과 중국 이외에 동남아시아와 인도에서도 급팽창중이다. 싱가폴의 ‘그랩’, 인도네시아의 ‘고젝’, 인도네시아의 ‘올라캡스’가 그 대표적이다.



그랩 [출처= Grab 앱 소개 페이지]


2017년 기준, 그랩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8개국 168개 도시에서 택시를 포함해 무려 230만여 명의 운전자가 서비스를 하고 있고, 올라캡스(OlaCabs)도 인도와 호주 등 106개 도시에서 60만여 명의 운전자를 g확보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성장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글로벌 정보통신(IT) 큰손들이 동남아시아의 차량공유 기업들에게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스타트업 중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유니콘은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서비스그룹’이었다. 알리바바의 금융자회사이자 간편결제서비스인 알리페이를 제공하는 곳으로, 2018년 191억 달러(한화 약 21조원)의 투자를 받았다.


아시아권에서 그 다음으로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유니콘 스타트업 2, 3위는 각각 그랩과 올라캡스였다. 이들 두 유니콘은 인구 초강대국인 중국 국내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 기업이어서 더욱 주목을 끈다.


싱가포르의 ‘그랩(Grab)’은 동남아시아의 최대 차량공유 스타트업으로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불린다. 2012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 재학중이던 말레이시아 출신 앤서니 탄이 콜택시업으로 출발한 그랩은 2014년 우버와 유사한 그랩카(CrabCar) 서비스를 개시했다.


그랩은 지난해 9조 정도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랩에는 한국 자본도 참여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1월 그랩에 2억5000만 달러(약 2800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현대차가 1억7500만달러, 기아차가 7500만달러를 투입했다. 지난해 1월 현대차가 투자한 2500만달러를 합치면 2억7500만달러(약 3000억원)에 달한다.


원래 말레이시아에서 창업한 뒤 싱가포르로 넘어온 그랩은 현재 기업가치가 12조원 정도로 평가되며 글로벌 데카콘 20개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인도판 우버' 올라캡스 [출처= Olacabs 홈페이지]


올라캡스(OlaCabs)는 ‘인도판 우버’라고 불리는 차량공유서비스 유니콘이다. 2010년 콜택시를 연결해주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로 시작해 차량공유로 확장했다.


인도에서는 오토릭샤라 불리는 삼류택시가 많이 운행된다. 삼륜택시 이용의 불편함을 O2O 기술로서 혁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라캡스에는 세계적인 재일동포 사업가 손정의의 소프트뱅크도 투자했다.


동남아시아에서 그랩, 올라캡스 못지 않게 주목받는 차량공유서비스는 인도네시아의 ‘고젝(Go-Jek)’이다. 나디엠 마카링 CEO가 2010년에 설립한 고젝은 인도네시아 토종 유니콘으로, 그랩과 영역 싸움이 한창이다.


고젝의 주요 이용수단은 오토바이다. 인도네시아 시장은 교통 체증이 심각해 오토바이가 중요한 교통수단을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차량보다는 오토바이에 집중해 물류시장을 장악해 나아가고 있다. 여기에 소형 택배와 음식배달에 O2O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고젝 [출처= 고젝 홈페이지]


플랫폼 비즈니스에서는 시장이 큰 쪽이 유리하다. 얼마나 넓은 영역에서 서비스를 전개하느냐는 성공을 좌우하는 주된 요소다.


현재 글로벌 차량공유 시장은 자동차제조업체까지 가세하며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IT업계의 큰손들이 차량공유서비스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차량공유서비스가 갖고 있는 특징 때문이다. 바로 사람들의 ‘흔적’, 즉 데이터다.


차량공유서비스는 단순히 그 서비스 자체로 끝나지 않는다. 사람이 이동하는 곳에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은 데이터가 되어 차곡차곡 쌓인다. 이들이 이용하는 스마트폰앱에는 이용자가 어디 가서 외식을 하고 무엇을 쇼핑하고 어디로 여행가고 숙박을 하는지가 데이터로 고스란히 남을 뿐만 아니라 결제도 앱으로 이루어진다. 차랑공유앱이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플랫폼’으로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빅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원유’로 불린다. 데이터 산업은 미래의 기술과 비즈니스이자 기본 먹거리가 된다. 세계적인 큰손들이 차량공유서비스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이유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차량공유서비스가 집단 간 이해충돌로 인해 아직 제대로 걸음도 못 떼고 있다. 차량임대서비스인 ‘카셰어링’ 위조로 제한적으로 성장해왔다.


세상은 뛰고 있는데 우리만 자고 있다면 어떨까? 전통적 레거시에 갇혀 변화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어둡다. 자칫 우리는 손도 못써 보고 글로벌 기업에 우리 자리를 송두리째 빼앗길 수도 있다. 우리나라도 주도적으로 차량공유서비스 영역에 관심과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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