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유원형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에는 차량공유 논란이 거세게 불었다. 카풀 택시와 택시업계의 갈등이 첨예화하면서 차량공유 서비스에 대한 한국내 본격 도입 시기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4차산업혁명 시대 차량공유 서비스는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흐름으로 여겨지고 있다.
스마트 모빌리티 공급 업체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한 현대차 그룹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018년 11월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 그랩에 총 2억5000만달러를 전략 투자하고 그랩의 비즈니스 플랫폼에 전기차 모델을 활용한 신규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인도 카셰어링 업체 레브(Revv), 미국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 미고(Migo) 등 글로벌 차량공유 기업들과 협력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대한 대응체계를 구축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현대차가 이번에는 대표 전기차 모델 코나 일렉트릭(코나EV)을 앞세워 싱가포르 공유경제 시장에 본격 뛰어든다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현대차는 그랩이 코나EV를 활용한 카헤일링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16일 알렸다.
현대차는 “동남아시아에서 전기차를 활용해 혁신적인 차량 호출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현대차는 이번 서비스 론칭을 위해 코나EV 20대를 그랩 측에 공급했으며, 그랩은 이를 포함해 연내에 모두 200대의 코나EV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코나 일렉트릭은 지난해 4월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EV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신차발표회를 통해 국내에 첫선을 보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동남아시아의 우버’ 격인 그랩은 코나EV 20대를 모두 소속 운전자에게 대여했으며, 그랩 드라이버는 현지 고객에게 카헤일링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내게 된다.
차량공유 서비스는 크게 ‘카셰어링(car-sharing)'과 ’카헤일링(car-hailing)'으로 나뉘는데, 카셰어링은 말 그대로 차동차를 공유하는 것을 말하고, 카헤일링은 이동을 원하는 소비자와 이동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일컫는다.
현대차 측은 코나EV의 충전능력이 그랩의 카헤일링 서비스에 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랩은 1회 충전으로 400㎞ 이상 달릴 수 있어 충전 걱정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급속 충전기로 충전할 경우 30분 이내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해 충전에 낭비되는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는 것. 현재 그랩 드라이버들의 일일 평균 운행거리는 200~30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코나EV는 배출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고, 내연기관 차량 대비 유류비도 현저히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높아 “드라이버나 승객 모두 이용 만족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싱가포르 굴지의 전력 공급업체인 ‘싱가포르 파워 그룹’도 전기차를 활용한 카헤일링 서비스의 안착을 위해 나설 것으로 보여 코나EV의 안착에 순풍이 될 전망이다. 그랩 드라이버들이 전기차 충전소에서 30% 저렴하게 차량을 충전받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그랩과의 이번 협업으로 동남아 전기차 시장에 신속하게 진입, 시장 선점의 기회를 갖게 되는 동시에 전기차 모델에 대한 고객 경험을 강화해 혁신 기업 이미지를 더욱 제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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