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장찬걸 기자] 검찰이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롯데홈쇼핑 외에 e스포츠협회에 후원금을 건넨 홈쇼핑사,이동통신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내사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22일 전 전 수석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제3자뇌물), 뇌물수수, 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3일 밝혔다. 전 전 수석의 영장실질심사는 24일 있을 예정이다.
전 전 수석은 지난 2015년 7월 재승인 인가를 앞두고 있던 롯데홈쇼핑이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던 한국 e스포츠협회에 3억원대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 전 수석이 당시 미래창조과학방송위원회 소속으로 재승인 과정에 협조했고 이후 3억여원이 흘러갔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이와 함께 롯데가 발행한 수백만원 상당 상품권을 자신의 가족이 사용하게 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협회가 전 전 수석 비서와 인턴 등에게 월급을 지급한 과정도 전 전 수석의 영향력 아래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비서관이던 윤모씨 등 3인의 협회 자금 횡령 과정에도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씨 등이 협회에 아무런 직책을 가지고 있지 않았음에도 돈세탁을 위한 허위 거래 과정을 주도할 수 있었던 데는 전 전 수석 영향이 있지 않았겠냐는 게 검찰의 의심이다.
윤씨 등 3인은 롯데홈쇼핑이 후원한 3억원 중 1억1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검찰은 이후 조사 과정에서 이들이 유사한 방식으로 빼돌린 돈을 추가로 파악했다. 횡령금액은 모두 5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드러난 상태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일 전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7시간이 넘는 밤샘 조사를 거쳤다. 전 전 수석은 검찰 조사에서 "불법행위에 관여한 바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 전 수석의 비서관 측근들이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빼돌린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이 5억원 가량에 달하고 롯데홈쇼핑 외에 G 홈쇼핑과 K 통신도 e스포츠협회에 석연치 않은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전 전 수석과 측근의 뇌물수수 의혹으로 e스포츠협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회계장부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협회의 회계장부 및 거래명세서 등을 분석, 협회자금의 인출 흐름을 분석한 결과 실체가 없는 허위계약 등을 통해 빠져나간 돈이 5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했다. 허위계약 등의 체결 과정에 협회 사무총장 조모씨 등 협회 내부 관계자들이 관여한 것으로 파악,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검찰이 전 전 수석의 의원 시절 비서관인 윤모씨 등 3명을 횡령 등 혐의로 구속하면서 파악한 횡령액은 1억1000만원이다. 자금세탁 과정을 추가 수사하면서 횡령액이 5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롯데홈쇼핑 외에 석연치 않은 G 홈쇼핑, K 통신도 후원금이 있다는 정황을 포착, 이들 기업 관계자를 상대로 게임대회 후원 경위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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