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장찬걸 기자] 한국인 기대수명의 한계는 어디일까? 이를 둘러싸고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통계청이 최근 각 기관의 자존심을 걸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한국인 기대수명에 대해 연구원 측이 통계청보다 후한 입장을 견지함으로써 빚어진 현상이다. 즉, 통계청이 한국인 기대수명 증가 속도를 과소평가함으로써 장래 인구 추계에 대해 빗나간 예측을 하고 있다는게 연구원측의 주장이다.
연구원은 통계청 측이 장래의 고령인구에 대해 10% 정도의 과소 예측치를 내놓고 있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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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인구를 기준으로 할때 통계청이 예측하는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084명이다. 그러나 연구원은 그 수가 통계청 예상치보다 많은 1191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구원의 예상치가 통계청의 그 것보다 10% 정도 많다.
그러나 통계청은 오히려 연구원 측의 예측이 잘못됐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에 대한 최근 5년간 인구 추계치와 실적치 간의 오차를 감안하더라도 2026년 고령 인구 예측치의 오차율은 1.65% 정도일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과소 평가 가능성을 인정하더라도 그 오차는 고작 18만명 정도일 것이라는 얘기다.
KDI는 통계청의 미래 고령인구 예측 모델이 소득 수준과 의료기술 향상에 따른 사망률 감소 정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기관은 한국인 기대수명 자체에 대한 전망치를 두고도 엇갈린 주장들을 내놓고 있다. 통계청은 연구원측의 미래 기대수명 예측이 85세 정도부터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되는 국내외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연구원은 한국인의 기대수명 증가속도는 다른 선진국들의 사례와 달리 매우 빠르게 나타나고 있고, 80세 이후 증가세 둔화 속도도 뚜렷이 엿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인 기대수명 증가 양상이 기타 선진국들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기대수명은 여러가지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돼 나타나는 결과다. 그로 인해 국가별로 적용되는 예측 모델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게 일반적 견해다. 예를 들어 시리아의 경우 일반적 경향과는 반대로 최근 들어 기대수명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전이 가장 큰 원인이다. 러시아의 경우도 2010년대 들어 기대수명이 오히려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경제난 등으로 인한 자살과 알코올 중독 등이 그 원인으로 추정된다.
한편 지난해 말 통계청이 밝힌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남자 79세, 여자 85.5세였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보다 각각 1.2년과 2.4년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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