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헝가리 정상이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하고, 경제와 과학기술, 기후·환경노력 등 분야에서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에 대한 지지도 확인했다.
헝가리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통령궁에서 야노쉬 아데르 헝가리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언론발표에서 “오늘 아데르 대통령님과 나는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하고, 분야별 실질 협력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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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헝가리 정상회담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통령궁에서 야노쉬 아데르 헝가리 대통령과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
한국은 1989년 동유럽 국가 중 가장 먼저 헝가리와 수교했으며, 문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한국 대통령으로서 2001년 김대중 대통령 이후 20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헝가리와 세 가지 사항의 분야별 실질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양국의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사상 최대의 교역액을 기록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며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유망산업에서 양국의 교역이 확대되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또 과학기술 협력을 더욱 긴밀히 추진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헝가리의 수준 높은 과학기술과 한국의 응용과학, 상용화 강점을 접목하면 시너지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한다”며 “양국은 4차 산업 분야는 물론 기후변화, 디지털, 보건 협력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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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총리실을 방문,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
아울러, 두 정상은 국제사회의 기후·환경 노력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CO26(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정상회의 결과와 ‘2050 탄소중립’ 실현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디지털 전환과 그린 전환을 기조로 하는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아데르 대통령님은 대화와 협력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나와 우리 정부의 노력을 변함없이 지지해주셨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어제, 다뉴브강의 추모공간을 찾아 2019년 선박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우리 국민 스물여섯 명과 헝가리 국민 두 명의 넋을 위로했다”며 “사고 수습에 전력을 다하고, 희생자들을 함께 기억하고 슬픔을 나눠온 대통령님과 헝가리 정부, 헝가리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이 양국의 협력 확대와 공동번영의 또 다른 전기가 되길 바란다”고 끝을 맺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2일) 오후 부다페스트에 도착, 곧바로 머르기트교 인근에 마련된 추모공간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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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사고 희생자 추모공간을 방문해 묵념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
김정숙 여사와 함께 검정 정장 차림으로 이곳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먼저 추모비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그곳은 2019년 5월 29일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헝가리 유람선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공간이다.
높이 1.6m·길이 7m의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추모비는 당시 사고로 침몰한 허블레아니호를 기리는 뜻을 담아 제작됐다.
당시 한국인 관광객과 가이드 33명을 태우고 야경 투어에 나섰던 허블레아니호는 대형 크루즈선인 바이킹 시긴호에 받혀 침몰했다. 이 사고로 한국인 2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이 유람선의 헝가리인 선장과 승무원 등 2명도 숨졌다. 추모비에는 희생자들의 이름이 한국어와 헝가리어, 영어로 적혀 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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