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국무장관 "애틀랜타 총격사건에 충격받은 한인사회에 깊은 애도"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15일(현지시간) 미국 남동부 조지아주 주도인 애틀랜타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 범죄로 보이는 연쇄총격 사건이 벌어져 8명이 사망했다. 이중 4명은 한국계 여성으로 밝혀졌다. 끔찍한 총격 사건 발생에 한인 등 미국 내 아시아계 사회는 불안감과 공포에 떨고 있다. 수사당국은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 가능성을 두고 수사하고 있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과 맞물려 최근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증오 범죄’가 이따르고 있는 가운데 16일 밤(현지시간) 애틀랜타 시내의 아시안 마사지 업소 3곳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져 8명이 사망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한국 외교부는 8명의 피해자 중 4명이 한국계가 맞다고 확인했다. 외교부는 필요 시 신속한 영사 조력을 제공할 예정이다.
범행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미국 내에서 빈발하고 있는 아시아계 주민들을 향한 인종별적 혐오 범죄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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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 스파 두 곳과 마사지숍에서 발생한 연쇄 총격 사건의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의 모습. [애틀랜타 AFP= 연합뉴스] |
애틀랜타 지역 언론인 AJC는 17일 인터넷판에서 ‘증오행위(Act of Hate)...애틀랜타 스파 총격 사건에 국민적 분노 일으켜’라는 제목 아래 이같이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아시아계 마사지숍에서 벌어진 총격사건과 관련한 용의자로. 우드스톡 출신의 21세 남성인 로버트 애런 롱을 사우스조지아에서 붙잡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로버트 애런 롱은 체로키 카운티에 있는 ‘영스(Young's) 아시아 마사지숍’에서 4명의 사망자와 1명의 부상자를 낸 총기난사 사건과, 3명의 여성을 숨지게 한 애틀랜타 벅헤드 피드먼트 인근 ‘골드 스파’와 ‘아로마테라피 스파’ 두 곳의 스파업체에 총격 사건 용의자이다.
경찰은 용의자가 범행 장소를 이동하면서 한국 현대자동차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인 2007년형 검은색 투싼을 몰았던 것으로 파악했다.
수사 당국과 현지 언론들은 이번 총격 사건의 피해를 입은 곳이 아시아계 종업원이 많은 마사지숍과 스파 업체라는 데 주목하며 인종차별 증오 범죄일 개연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한 백인우월주의자이며 종교에 심취했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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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쇄 총격 사건이 벌어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북부 피드먼트로(路)의 '골드 스파' 마사지숍에서 16일(현지시간) 풀턴 카운티 소속 검시관들이 한 사망자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애틀랜타 EPA= 연합뉴스] |
미국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는 이날 용의자가 사용해온 것으로 추정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인용해 그가 총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었다며 “피자, 총, 드럼, 음악, 가족, 그리고 신. 이것은 거의 내 삶을 말해준다. 꽤 좋은 인생이다"라고 적었다고 전했다.
이번 총격 사건과 관련,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밤새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끔찍한 총격 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며 "백악관 관리들이 (애틀랜타) 시장 사무실과 연락을 해왔고 연방수사국(FBI)과 계속 연락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을 언급하며 "희생자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큰 충격을 받은 한인사회 모두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지아주 첫 흑인 연방상원인 라파엘 워녹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증오는 치명적이란 사실을 또 한 번 목도했다"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AJC는 또 다른 기사에서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파 총기 난사 용의자가 붙잡힌 후 FBI가 사우스조지아에 도착했다”는 제목 아래, “미국 연방정부 요원들이 아시아 여성 6명을 포함한 8명을 45분만에 숨지게 한, 애틀랜타 마사지 업소 연쇄 총기 난사 사건 수사에 동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연방정부 요원들이 두 곳의 애틀랜타 카운티에서 발생한 총격살인 사건에 대한 대대적 조사를 위해 지역당국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사당국은 아직 희생자들의 신원, 총격 사건의 배후로 추정되는 동기, 기타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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