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결산] 막내 NC·kt 정규리그 1·2위 동반 성장 환호...로하스 4관왕등 투타 외국인 득세·토종 위상 흔들

스포츠 / 류수근 기자 / 2020-11-01 01:54:06
KIA, 최종전서 1위 NC에 승리...최정용 9회말 끝내기
최형우, 정규시즌 최종전서 결장…4년 만에 타격왕
kt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직행…두산 역전 3위·LG 4위 추락
두산·LG·키움 '서울 삼총사'도 PS 합류...…새 감독 삼총사는 '쓴맛'
한용덕·손혁·염경엽 자진 사퇴 릴레이…PS와 새판짜기로 바쁜 11월
kt 로하스, 홈런·타점 등 4개 부문 1위…두산 알칸타라, 다승·승률 2관왕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KIA 타이거즈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한 NC 다이노스를 극적으로 꺾고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5월 5일 뒤늦게 개막한 올해 프로야구가 31일 NC와 KIA의 경기를 끝으로 6개월의 장정을 마치고 11월 1일부터 포스트시즌에 들어간다.

 

올해 프로야구 6위 KIA는 3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NC와 홈 경기에서 9회말에 터진 최정용의 끝내기 적시타로 4-3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 10월 24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창단 10년 만에 프로야구 정규리그 첫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김택진 구단주와 함께 우승 축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창원= 연합뉴스]

 

창단 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NC는 83승 55패 6무의 성적으로 올 시즌을 마쳤다.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KIA 최형우는 타율 0.354를 유지하며 4년 만에 타격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역시 이날 경기에 결장한 NC 박석민은 출루율(0.436) 부문에서 1위 자리에 올랐다. 박석민이 개인 타이틀을 차지한 건 데뷔 후 처음이다.

NC, 창단 10년만에 첫 우승...kt 창단 첫 PS 진출 기염

2020년 프로야구 정규리그는 막내 구단인 NC와 kt의 동반 약진, SK와 한화의 동반 몰락으로 정리할 수 있다.

9번째 프로 구단인 NC 다이노스가 창단 9년, 프로 1군 진입 8시즌 만에 처음으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해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2013년 프로 10번째 구단으로 창단해 2015년 1군에 뛰어든 kt wiz는 창단 최초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룬 데 이어 4개 팀이 벌인 2위 혈전에서 마지막으로 승리해 플레이오프 탑승권을 거머쥐었다.

 

▲ 30일 오후 대전시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 한화 경기에서 KT가 3-4로 패했지만, 정규리그 2위가 확정되자 선수들이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대전= 연합뉴스]

 

괄목상대라는 말에 딱 어울렸던 두 팀과 달리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는 시즌 초반부터 무너져 하위권으로 추락한 끝에 결국 승률 3할대의 저조한 기록을 남기고 각각 최하위, 9위로 시즌을 마쳤다.

승수 쌓기의 제물이 된 SK, 한화의 조기 추락은 순위 싸움에도 큰 영향을 끼쳐 중반까지 8개 팀이 포스트시즌 티켓 5장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로 이어졌다.

그 결과 NC, kt와 더불어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 등 투타에서 상대적으로 안정감을 갖춘 서울 삼총사가 포스트시즌의 주인공이 됐다.

새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는 5강 싸움에서 차례로 낙오한 끝에 8위, 7위, 6위로 2020시즌을 마감했다.
 

▲ 3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초 3-1로 SK가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LG 선수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인천= 연합뉴스]


앞서 사실상 2020년 프로야구 정규리그의 마지막 날인 전날(30일), 올해 포스트시즌 대진이 완성됐다.

LG는 지난 28일 한화 이글스에 충격의 역전패를 당한 데 이어 이날도 SK 와이번스에 2-3으로 패해 3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반면 이날 kt wiz는 대전에서 한화에 3-4로 무릎을 꿇었지만, 경기 중 LG가 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승패와 관계없이 2위를 확정했다.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kt는 '2위 혈투'에서 승리하며 플레이오프로 직행, 기쁨이 두 배였다. 


최대 3위를 목표로 했던 두산 베어스는 키움 히어로즈를 물리치고 LG의 패배를 발판 삼아 5위에서 두 계단이나 점프해 준플레이오프로 직행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키움 역시 4위에서 5위로 떨어져 LG와 11월 1일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을 치른다.

정규리그 최종일에 포스트시즌 대진이 완성된 건 1∼4위가 마지막 날에 결정된 2017년 이래 3년 만이었다. 또 마지막 날까지 2위 싸움이 이번처럼 숨막히게 전개된 건 2013년 이래 7년 만이었다.


NC와 KIA를 제외한 8개 구단이 정규리그에 마침표를 찍은 이날 전국 5개 구장에 2만5892명의 관중이 입장해 올해 하루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한용덕·손혁 감독 중도하차…염경엽 감독은 자진 사퇴

올해도 어김없이 부진한 성적 탓에 중도에 옷을 벗은 감독이 나왔다.

 

▲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사진은 지난 1일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복귀했던 염 감독 모습. [사진= 연합뉴스]

한용덕 한화 감독은 구단 자체 최다 연패 신기록(14연패)을 쓴 6월 7일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시즌 개막 후에 한 달이 갓 지난 시점이었다.

한화는 최원호 감독 대행 체제로 악몽과도 같던 2020년을 마감하고 새 감독 선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올해 키움 감독에 선임된 손혁 감독은 정규리그 12경기를 남긴 10월 8일 전격 사퇴했다.

키움의 당시 순위가 3위였는데도 사퇴의 이유가 성적 부진이어서 더 큰 궁금증을 낳았다.

염경엽 SK 감독은 계약 기간을 1년 남기고 30일 자진 사퇴했다.

염 감독은 성적 부진에 따른 심각한 스트레스로 경기 중 쓰러지는 등 건강 문제로 올 시즌 두 차례나 더그아웃을 비웠다.

SK도 20년 만에 구단 최다 타이인 11연패를 당하는 등 초반부터 고꾸라져 회복하지 못하고 시즌을 접었다.

개인 타이틀 '외국인 압승'...kt 로하스, 홈런·타점 등 4개 부문 1위

2020년 프로야구 개인 타이틀 경쟁은 '외국인 압승'으로 끝났다.  타자 부문에서 로하스가 독주하고, 투수 부문에서는 외국인 에이스들이 득세했다.  

 

▲ 10월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T 3번 타자 로하스가 1회 초 1사 1루 때 우월 투런홈런을 때리고 홈인하며 세리머니하고 있다. 홈런 1위인 로하스는 이 홈런으로 시즌 47호 홈런을 기록했다.[광주= 연합뉴스]

KBO 공식 시상 투타 14개 부문 중 9개 부문에서 외국인 선수가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토종 선수들이 타이틀 10개를 챙겼지만, 올해는 5개 부문에서만 국내 선수가 1위에 올랐다.

4시즌째 한국 무대에서 뛰는 멜 로하스 주니어(30·kt wiz)는 기량이 만개하며 올 한해를 ‘로하스 시대’로 만들었다.

로하스는 올해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9(550타수 192안타), 47홈런, 135타점, 116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출루율은 0.417, 장타율은 0.680이었다.KBO가 공식 시상하는 타자 6개 부문에서 로하스는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등 4개 부문을 독식했다.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 이후 5년 만에 탄생한 4관왕이다.로하스는 스포츠투아이가 계산한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WAR) 8.97로 투타 전체 1위에 올랐다. '리그 평균 성적'을 내는 선수보다 로하스가 팀에 9승을 더 안겼다는 의미다.

도루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오른 로하스는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 1순위로 꼽힌다.

 

2017년 6월부터 kt에서 뛴 로하스는 2017∼2019년에도 3년 연속 타율 3할 이상, 100타점 이상을 올리며 '정상급 타자'로 활약했고, 올해 KBO리그 최고 선수로 발돋움했다.

페르난데스(두산)는 199안타를 쳐 2019년(197안타)에 이어 최다 안타 부문 2연패에 성공했다.
 

▲ 10월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T 3회 초 무사 2루, 1번 조용호의 좌익수 플라이 때 2루 주자 심우준이 3루로 태그업 세이프되고 있다. [광주= 연합뉴스]

kt 내야수 심우준은 35번 누를 훔치는 데 성공하며 도루왕에 올랐다. 개인 첫 타이틀 획득이다.

최형우는 타율 0.354로 2위 손아섭(0.352·롯데 자이언츠)을 0.002 차로 제치고 타격왕에 올랐다.

박석민은 출루율 0.436으로 이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다. 박석민이 KBO 공식 시상 부문에서 1위에 오른 건, 올해가 처음이다.

투수 부문에서는 외국인 에이스들의 경쟁이 치열했다.선발 투수들이 타이틀을 획득할 가능성이 큰 4개 부문에서는 외국인 선수 3명이 왕관을 가져갔다. 

 

▲ 3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두산 선발 알칸타라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라울 알칸타라(두산)는 올 시즌 유일하게 20승(2패) 고지를 밟으며 다승 단독 1위에 올랐다. 그는 승률 부문에서도 0.909로 1위를 차지했다.

알칸타라는 시상 부문은 아니지만, 선발 투수의 견고함을 증명하는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부문에서도 각각 27회와 13회로 1위에 올랐다.

30일 에릭 요키시(키움)는 알타라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패하긴 했지만 평균자책점 1위(2.14) 자리를 지켰다.

토종 투수 중에서는 최채흥(삼성 라이온즈)이 3.58(8위)로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탈삼진 타이틀은 댄 스트레일리(롯데 자이언츠)가 차지했다.

스트레일리는 삼진 205개를 잡아서 2012년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탈삼진 210개를 기록한 류현진(당시 한화 이글스) 이후 8년 만에 200탈삼진을 채운 투수가 됐다.
 

▲ 지난 9월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키움 마무리 조상우가 9회말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켜낸 뒤 포수 주효상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광주= 연합뉴스]

키움 마무리 조상우는 33세이브를 올려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개인 첫 수상이다.

kt 핵심 불펜으로 활약한 주권도 31홀드로 1위를 차지해, 처음으로 타이틀 홀더가 됐다.

kt는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것은 물론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주권과 심우준 2명의 토종 선수 개인 타이틀 보유자를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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