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투자 활용, 3세 승계 작업 가속도
지배력 유지하면서 외부 자본 유치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 겸 오너 3형제 중 2형제가 한화에너지 지분 일부를 재무적 투자자(FI)에 매각하며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한화에너지 보유 지분 25% 중 5%,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은 25% 중 15%를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 등이 참여한 FI 컨소시엄에 매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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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사진=한화그룹] |
이번 거래 규모는 1조1000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한화에너지 지분 구조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50%, 동생인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이 각각 25%를 보유해 왔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김동관 부회장 50%, 김동원 사장 약 20%, 김동선 부사장 10%, FI 약 20%로 지분 구조가 재편된다.
특히 이번 일부 지분 매각의 핵심은 지배력은 유지하면서 외부 자본을 유치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점을 꼽는다.
김 부회장이 기존 50% 지분을 그대로 유지하며 최대 주주 지위를 확고히 하면서도 두 동생은 일부 지분을 정리해 재원을 마련했다.
두 동생은 매각 대금을 증여세 등 세금 납부와 신규 사업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거래로 한화에너지는 외부 FI를 주주로 맞이하게 됐다.
FI가 약 20% 지분을 확보하면서 이사회 참여 등을 통한 감시·견제 기능이 강화될 전망이다.
이는 향후 한화에너지가 IPO(기업 공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를 위해 전형적인 사전 작업이라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사업 측면에서도 한화에너지는 이미 'IPO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순 발전 자회사를 넘어 태양광, 전력 리테일(중계 거래), 에너지저장장치(ESS),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연료 전지 등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확장해왔기 때문이다.
글로벌 태양광 발전소 개발·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한화임팩트·한화엔진·한화파워시스템으로 이어지는 에너지·산업 밸류체인(가치사슬, 공급망)을 구축해왔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2015년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임팩트) 인수에 참여하며 친환경 에너지를 넘어 산업·기술 투자 영역으로 보폭을 넓혔다.
한화에너지는 현재 한화임팩트 지분 52.07%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한화엔진과 한화파워시스템에도 간접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신규 사업 발굴과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동시에 그룹 지주사인 ㈜한화의 최대 주주(22.16%)로서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축 역할도 맡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은 김 부회장 중심의 승계 구도를 공고히 하면서도 한화에너지 IPO를 위한 외형·지배구조·재무 요건을 동시에 정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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