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14조 추경' 예결위서 기습처리...국힘 "날치기·무효" 예결위 개회 요구서 제출

정치 / 류수근 기자 / 2022-02-19 21:30:26
국힘 "내일 예결위 열자" 요구서 제출…민주 불참에 '반쪽 회의' 될듯
이종배 예결위원장 "회의하겠다"…'2조+α 수정안'에 17~18조 달할 듯

더불어민주당이 19일 새벽, 정부가 제출한 1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단독으로 4분 만에 기습처리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추경안의 기습처리는 절차적으로 무효인 만큼 20일 오후 다시 추경안을 다루자며 예결위 개회 요구서를 제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오전 2시 8분께 단독으로 예결위 전체회의를 열고 자영업자·소상공인 320만명에게 방역지원금을 300만원씩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14조원 규모의 정부 추경안을 처리했다. 예결위 회의 개회 후 정부 추경안이 처리되기까지는 총 4분이 걸렸다.
 

▲ 맹성규 간사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국회 예결위원들이 18일 오후 예결위 전체회의가 정회된 뒤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회의 속개 촉구 농성을 시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전날부터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예결위원장에게 추경안 처리를 요구했으나, 이 위원장은 여야 간사의 추가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이유로 회의를 정회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전날 오후 5시께부터 예결위에서 농성을 진행했으며 자정 차수 변경으로 회의가 자동산회할 것으로 예상되자 예결위 전체회의 재소집을 요구했다. 이 위원장이 이에 응하지 않자, 민주당은 내부 논의를 거쳐 단독의결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 처리 당시 회의는 민주당 간사인 맹성규 의원이 위원장 직무대리로 예결위를 소집해 진행했고, 회의장에 국민의힘 예결의원은 없었다. 현재 예결위원 50명 중 민주당 소속이 30명이고, 국민의힘 소속은 17명이다.

민주당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코로나 보상이 시급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의사진행을 거부해 단독 처리가 불가피했고, ‘국회법 50조'에 따라 예결위원장이 의사진행을 거부한 것으로 간주하고 단독 처리한 만큼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 맹성규 간사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국회 예결위원들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추경 처리 촉구 피켓을 들고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맹 의원은 회의에서 “예결위원장으로서 시급한 민생 안건을 처리해야 할 의사 일정 작성 책무를 거부 기피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예결위 간사로 국회법 50조 5항 따라 본인이 사회를 보게 됐다”면서 추경안을 의결했다.

국회법 50조는 위원장이 의사진행을 거부할 경우 위원장이 속하지 않은 교섭단체 간사가 직무를 대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은 긴급처리의 불가피성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불법 날치기라며 강력 반발했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류성걸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예결위원 13명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국회 예결위원장에게 “국회법 제52조에 따라 예결위 전체회의를 요구한다”며 개회 요구서를 제출했다.

류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내일(20일) 오후 2시 예결위 개회를 요구하는 요구서를 냈고, 앞서 민주당도 이미 20일 오후 2시에 추경 관련 예결위를 하자는 요구서를 낸 바 있다”며 “정식으로 예결위 회의를 열어 추경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결위원장은 4분의 1 이상 요구하면 반드시 회의를 열어야 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같은 오후 2시에 예결위를 열자고 했기 때문에 회의가 열릴 것”이라며 “새벽 민주당이 연 회의는 그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종배 예결위원장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예결위원 4분의 1 이상의 개회 요구가 있으면 무조건 회의를 열게 돼 있다”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내일 오후 2시에 회의를 열자’며 개회요구서를 냈기 때문에 회의를 열겠다”고 말했다.

▲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03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예결위 간사와 류성걸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가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그러나 민주당 예결의원들이 회의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국민의힘 예결위원만 참석하는 ‘반쪽 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21일 본회의에서 이번 추경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21일 본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처리해줄 것을 국회의장에게 요청하겠다”면서 “본회의 수정안 마련을 위해 소상공인 손해보상 대상과 지원금액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수정안은 애초 정부가 제출한 14조원 규모에 더해 ‘2조원+알파(α)’에 당정이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최종 규모는 17조~18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수정안에는 방역지원금 300만원 외에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와 프리랜서, 요양보호사, 법인택시 종사자 등 약 140만명에게 100만원 안팎의 코로나 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용 등이 추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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