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후반기 의장에 5선 김진표...국회공백 35일만에 여야 합의선출

정치 / 류수근 기자 / 2022-07-04 19:20:34
야당 단독 선출 목전에 여야 합의선출로 파국 면해...부의장에 김영주·정진석
법사위원장 등 상임위원장 선출·사개특위 구성 등 쟁점은 계속 논의
김진표 “새 희망 만드는 국회 만들 것...민생경제 특별위원회 구성하자”

더불어민주당 출신 5선의 김진표 의원이 제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공식 선출됐다.

김 의원은 4일 오후 여야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 결과, 총 투표수 275표 중 255표를 얻어 앞으로 2년간 입법부를 대표할 국회의장에 당선됐다.

이로써 원 구성 협상 난항으로 공전을 거듭한 국회는 공백 상태로 접어든지 35일 만에야 비로소 여야 합의로 입법부 수장을 뽑았다.
 

▲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하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의장석에 올라 의사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김 의원은 국회법에 따라 탈당해 무소속이 됐으며, 21대 국회가 끝나는 2024년 5월까지 의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부의장에는 4선의 민주당 김영주 의원, 5선의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여야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 상임위원장단 선출을 위한 협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김 의장은 수락 연설에서 ”여야가 의장 선출에 합의해주셔서 참으로 다행“이라며 ”그동안 수고해준 여야 원내대표단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면서 조속히 원 구성 합의까지 이뤄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서두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원 구성부터 신속하게 끝내야 한다. 국회 개원은 권리가 아니라 의무이고, 국민의 명령이다. 여야 지도부는 국민의 명령을 지체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 국회부의장으로 선출된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왼쪽 사진)과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김 의장은 “거센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안으로는 생산·소비·투자가 위축되고, 밖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가 밤잠을 설쳐가며 대처해도 이겨내기 녹록치 않은 난제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상황이 유례없이 비상하다. 대응도 유례없이 비상해야 한다. 국민에게 희망을 드려야 한다“며 “민생경제 위기에 긴급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국회 민생경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 “인사청문회 특별위원회도 시급히 구성해 남은 공직 후보자에 대한 검증에 착수하자” 등의 제안을 내놨다.

아울러 “차제에 여야가 원구성 협상으로 허송세월하는 이 오래된 불합리도 끝을 내야 한다”며 “국회법을 고쳐서 어떤 경우에도 국회가 공백은 없게 하자. 후반기 국회의장 선출 시한도 전반기처럼 못 박자”고 제안했다.

김 의장은 또 “21대 후반기 국회를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국회’로 만들겠다”며 ‘대화와 타협이 꽃피는 국회’와 ‘삼권분립의 원칙에 충실한 국회’, 그리고 ‘헌법기관의 역할을 다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35년 된 낡은 헌법 체계를 시대에 맞게 전면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며 “지금까지 많은 개헌 논의가 있었고 사회적 공감대도 넓게 형성돼 있다. 이런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21대 국회 임기 안에 개헌을 이뤄낼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과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등 6·1 보궐선거에 당선된 의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국민의힘 박정하 안철수 김영선 최영희 이인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날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로 선출될 수 있었던 것은 여야의 국회 정상화 협상이 막판에 극적으로 타결된 데 따른 결과다. 여야 합의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조건으로 국회의장단 선출에 협조하겠다는 국민의힘 측 제안을 민주당이 받아들이면서 일단 타협점을 찾았다.

앞서 진행된 여야의 국회 정상화 협상은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하면서 파국 직전까지 내몰렸다가 극적으로 타결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원 구성 합의 불발시 단독으로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팽팽히 대치하던 여야는 본회의 개최 시각인 오후 2시가 임박해서야 ‘선(先) 의장단 선출’에 합의하면서 비로소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텄다.

▲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여야는 지난 5월 30일 21대 국회 전반기 임기가 종료된 이후 원 구성 협의에 나섰지만, 그간 핵심 쟁점인 법제사법위원장 등을 놓고 양보 없는 대결정국이 이어졌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달 24일 애초 합의대로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겨주는 대신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구성과 법사위 권한 개편 등을 요구하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이에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를 단독 소집하고 의장 선출까지 밀어붙이겠다며 엄포를 놓았고 국민의힘이 극렬 반발하면서 국회에 전운이 드리웠다.

여야는 전날 양당 원내대표 및 수석부대표가 참여하는 ‘2+2 회동’까지 하면서 원 구성 협상을 벌였으나 서로 입장 차만 확인한 채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이날 오전에는 여야 원내대표가 협상 결렬의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며 공방전을 벌였다.

파국으로 치닫는 듯했던 여야 원 구성 협상은 권 원내대표가 의원총회를 마친 뒤 “상임위원장 선출을 여야 합의 하에 처리하는 것을 약속하면 의장단 선출에 협조할 것”이라는 역제안을 내놓자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핵심 쟁점인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 등은 잠시 옆으로 밀어 놓고 일단 시급한 의장단 선출부터 하자는 제안이다.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으로서 민생을 내팽개쳤다는 비판에서 벗어나 통 큰 양보를 통해 협치를 이룬다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게 됐고, 민주당으로서도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이어 부담스러운 입법 독주 프레임에서 탈출할 출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여야의 이해가 맞아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후 양당은 각각 의총을 열어 합의안에 대한 추인을 받았다. 이어 열린 본회의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김영주·정진석 국회부의장이 일사천리로 선출되면서 국회가 공백 상태로 접어든 지 35일 만에 여야 합의로 국회의장단이 구성됐다.

의장단의 단독 선출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아직 완전한 정상화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여야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장단 선출을 위한 협상을 계속해야 하지만 최대 쟁점인 사법개혁특위 구성을 두고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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