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일주일 내 누적 재발률 17.4%…재발 위험 가르는 건 '혈관 모양'

건강·의학 / 김민준 기자 / 2026-10-16 19: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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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경부동맥박리 환자 711명 분석…1년 누적 재발률 19.9%
혈관 내부 이중 혈류 통로 확인 시 위험 1.87배…정밀 관찰 필요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머리나 목 부위 동맥이 찢어지면서 발생한 뇌경색은 최초 증상 발현 이후 첫 일주일에 재발 위험이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혈관이 손상된 위치보다 손상 이후 변형된 혈관의 형태가 재발 위험을 판단하는 데 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17개 의료기관의 환자 711명을 분석한 결과, 뇌경색 누적 재발률은 증상 발생 첫날 8.7%에서 일주일 이내 17.4%로 증가했다. 반면 1개월 이내 18.4%, 1년 이내 19.9%로 이후 증가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 배희준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홍정호 계명대 동산병원 교수, 장성화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16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배희준 신경과 교수 연구팀이 국내 17개 대학병원이 참여한 다기관 뇌졸중 코호트(CRCS-K-NIH) 자료를 활용해 두개경부동맥박리 환자의 뇌경색 재발 시기와 위험 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는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홍정호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장성화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두개경부동맥박리는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머리나 목 부위 동맥의 안쪽 벽이 찢어지는 질환이다. 혈액이 찢어진 혈관 벽 사이로 파고들면서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힐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뇌로 향하는 혈류가 감소하면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 뇌의 일부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반신 불수, 언어 장애, 시야 장애, 어지럼증, 의식 소실 등 막힌 혈관의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50세 이하 젊은 층에서 발생하는 뇌경색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그동안 두개경부동맥박리에 따른 뇌경색은 증상 발생 초기에 재발이 잦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다만, 기존 연구 상당수가 증상 발생 후 약 일주일이 지난 환자들을 분석해 실제 초기 재발 양상을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급성 뇌경색이나 일과성 허혈발작(TIA)으로 입원한 환자 7만5903명 가운데, 최초 증상 발생 후 7일 이내 두개경부동맥박리를 진단받은 711명을 선별했다. 이들 환자는 최초 증상 발생 후 중앙값 7.7시간 만에 병원에 도착해 비교적 이른 시점부터 재발 양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초기 증상 변화와 실제 뇌경색 재발을 구분하기 위해 입원 중에는 자기공명영상(MRI)에서 새로운 뇌경색 병변이나 기존 병변의 확대가 확인된 경우에만 재발로 판정했다.

 

분석 결과, 뇌경색 재발은 증상 발생 직후에 집중됐다. 누적 재발률은 최초 증상 발생 첫날 8.7%, 일주일 이내 17.4%였다. 이후에는 1개월 이내 18.4%, 1년 이내 19.9%로 증가 속도가 크게 둔화됐다.

 

환자 1000명을 하루 동안 관찰한 기준으로 환산한 재발 발생률 역시 첫날 271.2건에서 2~3일째 44.9건, 4~7일째 13.8건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일주일 이후에는 0.1건으로 낮아졌다. 재발이 최초 증상 이후 첫 일주일, 특히 첫날에 집중된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뇌경색 재발을 예측하는 위험 요인에서도 기존에 주목했던 기준과 차이가 나타났다. 그동안 임상에서는 동맥박리가 머리 안쪽 혈관에 발생했는지, 목 부위 혈관에 발생했는지를 주요하게 살펴왔다.

 

이번 분석에서 박리 발생 위치는 뇌경색 재발 위험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련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재발 위험과 뚜렷한 연관성을 보인 것은 손상된 혈관의 형태였다. 혈관 영상에서 박리된 혈관이 늘어나지 않고 좁아지기만 한 환자는 혈관이 좁아진 부분과 늘어난 부분이 함께 확인된 환자보다 1년 이내 뇌경색 재발 위험이 1.69배 높았다.

 

또한 박리된 혈관 내부에 두 개의 혈류 통로가 관찰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1년 이내 재발 위험이 1.87배 높았다. 특히 이 같은 혈관 구조를 가진 환자들은 최초 증상 발생 후 2~3일째 재발 발생률이 3.84배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혈관 벽 사이에 혈액이 흐르는 새로운 공간이 형성되면 기존 혈류 통로와 나란히 두 개의 길이 있는 것처럼 영상에서 관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는 두개경부동맥박리 환자의 재발 위험을 평가할 때 혈관 손상 위치뿐 아니라 영상에서 확인되는 구조적 특징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홍정호 계명대 동산병원 교수는 “두개경부동맥박리 환자의 뇌경색 재발 위험을 평가할 때는 혈관 영상에서 보이는 형태적 특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연구가 향후 박리된 혈관 모양에 따라 환자의 위험도를 세분화하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희준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급성 뇌졸중 환자를 입원 시점부터 전향적으로 등록해 온 전국 규모의 자료(CRCS-K-NIH)를 기반으로 기존 연구에서 놓치기 쉬웠던 초기 뇌경색 재발 양상을 살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재발이 최초 증상 발생 후 첫 일주일에 집중되는 만큼, 환자 상태가 안정돼 보이더라도 이 시기에는 세심한 관찰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과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Neurology' 10월 13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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