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빠른 국산차”…기아, 고성능 전기차 EV6 GT 출시

자동차·항공 / 김형규 / 2022-09-29 17:17:04
585마력, 제로백 3.5초...“포르쉐도 제쳐”
국산 고성능‧고급화 전기차 기준점 되나

기아가 고성능 전용전기차 EV6 GT를 출시하며 가장 빠른 국산차 기록을 갈아치웠다.

업계에서는 이 차량이 한국 제조사가 글로벌 고성능 차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기준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기아 EV6 GT [기아 제공]

 

기아는 내달 4일부터 EV6 GT를 정식 출시한다고 29일 밝혔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지난해 출시된 EV6의 고성능 버전이다. 가격은 7200만 원이다.

EV6 GT는 최고 출력 585마력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제로백’을 단 3.5초로 기록했다. 이로써 기존 가장 빠른 한국산 차로 불리던 제네시스 G70 3.3T(4.7초)를 제쳤으며 독일 포르쉐의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 4S(4초)보다도 빠른 기록이다.

기아는 지난해 4월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400m 드래그 레이스 영상에서 EV6 GT가 람보르기니 우르스, 메르세데스 벤츠 AMG GT, 포르쉐 911 타르가 4 등 고성능 스포츠카를 앞서는 모습을 강조한 바 있다.

모델명인 GT는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차’라는 의미의 ‘그랜드 투어러(Grand Tourer)’에서 따왔으며 기아 고성능 차의 전통을 따랐다.

사륜구동 단일 트림으로 운영되는 EV6 GT는 최고 출력 270kW, 최대 토크 390Nm의 후륜 모터와 최고 출력 160kW, 최대토크 350Nm의 전륜 모터를 함께 적용했다.

합산 430kW(585마력)의 최고 출력과 740Nm(75.5kgf·m)의 최대 토크를 갖췄다. 최고 속도는 시속 260km에 달한다.

다만 성능을 스포츠카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린 만큼 실제 장거리 주행에는 다소 아쉬운 전비를 보인다. 기존 EV6 롱레인지 모델과 같은 77.4kWh 용량 배터리를 탑재했으나 사륜구동‧고출력으로 인해 총 주행거리는 다소 줄었다. WLTP 기준 주행거리는 405km다.

더욱 까다롭다고 알려진 국내 전기차 주행거리 인증 기준으로는 이보다 낮아진 350km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기아 EV6 GT [기아 제공]

 

기아는 짧아진 주행거리 대신 고성능에 걸맞은 운전 재미를 극대화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기아 최초로 ‘드리프트(drift) 모드’가 적용된 점이 특징이다.

이 기능은 차량 선회 시 후륜 모터에 최대 구동력을 배분해 차량이 실제 조향 목표보다 안쪽으로 주행하는 현상인 ‘오버스티어’를 유도한다. 운전자는 이 기능을 통해 랠리 경기나 영화에서 보던 드리프트 주행을 직접 재현할 수 있다.

선회 탈출 시에는 전륜에 구동력을 배분해 후륜에만 구동력을 배분했을 때보다 더욱 빠르게 곡선 구간을 벗어날 수 있다.

또한 ‘GT 모드’는 EV6 GT가 가지고 있는 가속 성능과 선회‧주행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동으로 모터‧브레이크‧스티어링‧댐퍼‧e-LSD 등을 최적화한다.

특히 GT 모드에서는 회생제동 사용을 극대화하는 RBM 기능이 현대차그룹 최초로 적용됐다.

400‧800V 멀티 충전 시스템도 적용돼 800V 초급속 충전 시스템을 이용하면 18분 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 기아 EV6 GT 실내 [기아 제공]

 

실내에는 D컷 스티어링휠이 장착됐으며 GT 모드 버튼, 시트 등 실내 곳곳에 GT를 상징하는 네온 그린 컬러를 입혔다.

신체 측면 지지성을 높여 고속‧선회 주행 시 안정감을 더하는 스웨이드 스포츠 버킷 시트가 적용됐으며, 속도‧토크 변화에 따른 가상의 음색을 더하는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e-ASD)이 탑재됐다.

또 GT 전용 21인치 휠과 네온 그린 컬러 캘리퍼도 외장에서 기존 EV6와의 차별점을 드러낸다.

전문가는 EV6 GT이 국산 고성능 전기차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EV6 GT는 국산 전기차의 고성능화‧고급화의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국산 전기차는 엔트리 시장 점유율만 높았을 뿐, 여전히 고성능 전기차 이미지는 포르쉐 타이칸 등 독일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었다”며 “실제 전기차 기술력으로 맞붙었을 때 기아가 실력을 증명해낸다면 고성능 전기차 시장 전세가 역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아 관계자는 “EV6 GT는 기아 전기차 기술력의 총체로, 하이 퍼포먼스 드라이빙에 열광하는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고성능 모델”이라고 말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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