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정호 기자]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5일 주요국 자동차 환경규제 변화가 자국 산업 보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국내 산업 경쟁력을 고려한 정책 전환 필요성을 제기했다.
KAMA는 서울 협회 회의실에서 「주요국 자동차 환경규제·정책변화 동향 및 시사점」을 주제로 친환경차분과 전문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친환경차분과는 서울대학교 민경덕 교수를 위원장으로 전기·수소·LCA 등 분야 전문가 20여 명이 참여하는 협회 산하 전문기구다.
| ▲ <사진=연합뉴스> |
이번 회의는 세계 주요국의 자동차 환경규제 및 정책 변화를 비교·분석하고 국내 자동차 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온실가스 감축 정책의 실효성과 산업 영향 간 균형이 핵심 논의 대상으로 제시됐다.
강남훈 KAMA 회장은 주요국 정책 기조 변화에 주목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산업 보호 필요성이 맞물리며 전동화 속도 조절 움직임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전기차 의무화 정책과 평균연비 과징금을 폐지하고 2031년 연비 목표를 50.4mpg에서 34.5mpg로 완화했다. EU 역시 온실가스 감축 목표 조정, 규제 이행 유연성 확대, 역내 전기차 우대 조치 등을 통해 산업 생태계 보호 요소를 규제에 반영했다.
일본 사례도 비교 대상으로 제시됐다. 일본은 글로벌 자동차 수출 2위·생산 3위 수준의 산업 경쟁력을 보유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규제 수준을 유지하며 기업 자율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국내 기업은 현행 평균연비·온실가스 규제만으로도 부담이 큰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2030년 온실가스 기준 70gCO₂/km, 연비 기준 33.1km/L 규제가 적용되며 미달성 시 판매대수 연동 과징금이 부과된다.
강 회장은 규제 강화 중심 접근의 한계를 지적했다. 과도한 규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 의존도 확대와 내수시장 잠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다. 신차 규제 의존도를 낮추고 노후차 폐차 지원, 충전 인프라 확충, 친환경차 구매 인센티브 강화 등 수요 창출형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내 생산 기반 유지와 생산세액공제 확대 필요성도 함께 제시됐다.
발제를 맡은 김철환 이노씽크컨설팅 상무는 글로벌 기후정책 성격 변화를 언급했다. 탄소 감축 중심 정책이 산업 안보와 공급망 전략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EU의 관세·정책 변화는 전동화 포기가 아닌 역내 제조 기반 유지 의지로 해석됐다.
전기차 전환 속도 둔화 요인도 제기됐다. 고금리 환경에 따른 구매력 약화, 충전 인프라 부족이 규제 목표와 시장 수용성 간 격차를 확대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단기적으로 하이브리드 차량 선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주요국 정책 공통점으로는 기술 경로 다변화와 규제 유연성 확대가 꼽혔다. 징벌적 규제만으로는 시장 수요 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국내 역시 외생 변수 발생 시 완충 장치를 제도화하고 감축 기여도를 반영해 하이브리드 역할을 인정하는 등 유연한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글로벌 규제 변화 속에서 산업 경쟁력을 고려한 정책 설계 필요성에 공감했다. 전기차 보급 확대 과정에서도 국내 생산 기반 유지와 실질적 수요 창출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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