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사 국군영웅 68명 70년만에 귀환...하와이서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 엄수

정치 / 류수근 기자 / 2021-09-23 17:06:24
신원확인된 국군 유해 2구...장진호 전투서 전사한 카투사
대통령 전용기·공중급유기 시그너스 편으로 '영웅의 예우'
문대통령 "장진호 용사 마지막 임무 함께해 감회가 깊다"

6·25전쟁에서 전사한 국군 영웅 유해 68구가 고국으로 돌아온다.

청와대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2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 19격납고에서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을 개최했다.

6·25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6구를 고국으로 봉송하고, 하와이에서 봉환을 기다리는 국군전사자 유해 68구를 국내로 모시는 행사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22일(현지시간)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의장병이 유해를 항공기로 운구하고 있다. [호놀룰루=연합뉴스]

우리 국방부에서 발굴해 미군으로 확인된 유해와, ‘6·25전쟁 전사자 확인 프로젝트(KWIP)’에 따라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전달받은 유해 중 한국군으로 확인된 유해를 상호 송환하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참석을 마치고 하와이 호놀룰루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수식을 주관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한·미 6·25전쟁 전사자 유해 인수식을 해외에서 직접 주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히캄 공군기지에는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이 자리잡고 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 최청 육군중령과 DPAA 맷 브래넌 해병대령의 공동 사회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양국 국기와 전사자에 대한 경례, 추모 기도에 이어 존 아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과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 유해 인수인계서 서명, 유해 인도-인수-봉송, 헌화와 묵념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마침내 오늘, 미국과 한국의 영웅들이 70년 긴 세월을 기다려 고향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며 “한국 대통령 최초로 영웅들의 귀환을 직접 모실 수 있게 되어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7년 6월, 대통령 취임 직후 워싱턴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참배했다”며 “오늘, 장진호 용사들에게 남은 마지막 임무 ‘고국으로의 귀환’에 함께하게 되어 감회가 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영웅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나의 부모님을 포함한 10만여 명의 피난민이 자유를 얻었고, 오늘의 나도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며 장진호 전투와 흥남철수 작전의 인연을 상기하기도 했다.

아울러 “영웅들께서 가장 바라는 것은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라며 “나는 유엔 총회 연설에서 한국전쟁의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과 함께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 ‘지속가능한 평화’는 유엔 창설에 담긴 꿈이며, ‘종전선언’은 한반도를 넘어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가 될 것”이라고 전날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인수식에서 양국 전사자의 유해는 각 국기로 관포된 뒤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가족을 만나는 길을 떠나고,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는 신원확인 시설로 향했다.
▲ 22일(현지시각)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인수된 유해가 대통령 전용기 공군1호기 좌석에 안치 되어 있다. [호놀룰루=연합뉴스]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고(故) 김석주 일병과 고 정환조 일병이 잠든 유해는 이날 귀국길에 오르는 문 대통령과 함께 대통령 전용기 공군1호기 편으로 고국으로 돌아온다.

청와대는 두 전사자를 전용기 좌석에 모시고 국방부 의장대 소속 의장병 2인을 소관 앞 좌석에 배치해 비행시간 동안에도 영웅의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66인의 영웅들은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시그너스(KC-330)에 모시고 국방부 장관이 탑승해 예우를 다하며 서울공항까지 이동한다.

이날 행사 후 전사자들의 유해가 대통령 전용기와 시그너스로 운구될 때 김형석 작곡가가 진중가요 ‘전선야곡’을 건반으로 연주하며 70여 년 만에 조국으로 향하는 용사들의 넋을 위로했다.

지금까지 한·미 양국은 2008년 8월 국유단과 DPAA의 전신인 ‘합동 전쟁포로·실종자 확인사령부(JPAC)’가 유해발굴 사업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합의각서 체결 과 합동유해발굴 등을 추진해왔다.

특히 DPAA는 2010년부터 조직 내에 한국전 미수습 유해 신원확인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이번에 봉환하는 국군 유해 68구를 포함해 2012년 이후 현재까지 총 307구의 유해가 조국의 품으로 다시 돌아왔으며, 이 가운데 16명의 신원이 최종 확인됐다. 미군 유해는 총 25구가 미국으로 돌아갔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한·미 간 유해 상호 송환 구수는 크게 늘어났다. 미군 유해 25구 중 절반이 넘는 13구를 송환했고, 미국에서 돌아온 국군 전사자 유해 307구 중 280구를 봉환했다.

경북 경주 출신인 故 김석주 일병과 경북 포항 출신인 故 정환조 일병은 6·25전쟁 당시 미 7사단 32연대 카투사로 복무했으며,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했다.

두 전사자는 북한의 유해발굴로 발견된 뒤 미군 유해들과 함께 하와이로 옮겨졌다가 지난 2일 신원이 최종 확인됐다. 각각 172번째, 173번째 신원확인 국군 유해이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故 김 일병의 외증손녀인 김혜수 소위(간호사관 61기)가 유가족 중 유일하게 인수식에 참석했다. 그는 故 김 일병의 소관이 안치된 좌석 바로 뒤에 앉아 71년 만의 귀환을 함께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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