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퀵커머스 '시너지'...양사 "사실무근"
[메가경제=정호 기자] SSM(기업형슈퍼마켓)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매각을 두고 알리익스프레스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저가 상품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우던 알리익스프레스는 신선식품 부문을 강화하며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다.
이점에서 알리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입은 생활권과 긴밀하게 연결된 SSM의 인프라를 갖춤과 동시에 배송과 연계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는 알리의 홈플러스 인수 가능성을 키워왔다.
17일 '메가경제' 취재 결과 알리익스프레스가 홈플러스의 SSM 인수에는 무관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알짜' 매장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눈여겨 봐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익스프레스 수뇌부가 본사에 방문해 협의를 한 것으로도 내다봤다. 이에 홈플러스와 알리 양측은 모두 "사실 무근"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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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홈플러스> |
이 배경에는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경쟁력 확대와 홈플러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비롯한 이해관계가 밑바탕으로 깔린다. 알리에서는 앞서 8년 이상 경력을 쌓은 신선식품 상품기획자(MD)을 영입하는 동시에 국내 브랜드 상품 전용관 '케이베뉴(K-베뉴)'를 통해 국내 농수산물을 판매했다.
홈플러스는 앞서 '메가푸드마켓'으로 점포 리뉴얼을 주력했는데 해당 사업에 속도를 올리기 위해 '총알(자금)' 마련을 위해 SSM 사업 부문을 정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서 알리의 홈플러스 SSM '인수설'이 크게 불거지기 시작했다.
특히 홈플러스가 집중하는 메가푸드마켓은 이제훈 사장이 직접 챙기는 '이제훈표 매장'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울산점까지 전국 130개 점포 가운데 28호점이 개장했으며 매출의 성장동력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6조4806억원, 2022년 6조6005억원, 2023년 6조9314억원 매출이 성장세를 기록하며 각각 1.9%, 5% 늘었다. 특히 메가푸드마켓에서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큰 폭 성장했다.
홈플러스는 최근 보유 부채 상환을 목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리파이낸싱(재융자)을 1조3000억원 규모로 진행했다. 리파이낸싱을 위해 홈플러스는 지난달 22일 메리츠증권·화재·캐피탈 등 3개사와 3년만기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1조원은 유동부채를 상환하는데 사용됐으며 오는 10일 잔액 3000억원을 인출할 예정이다. 남은 자금으로는 경쟁력 제고를 위한 메가푸드마켓 리뉴얼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홈플러스의 SSM 정리는 부풀려진 몸값을 낮추면서 실속을 챙기는 '선택과 집중'으로 알려졌다. MBK는 홈플러스를 2015년 최고가인 7조2000억원에 사들였지만, 심화되는 경쟁 상황과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에 밀려 매각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5년이 걸리는 매각이 9년째 미뤄지는 것이 그 이유로 꼽힌다. 홈플러스는 총 310여개 익스프레스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중 75%인 235개 매장이 수도권에 자리 잡았다. 특히 오후 10시까지 주문 시 1시간 내외로 배송을 받는 '즉시배송' 서비스도 240개 매장에서 이뤄지고 있다.
SSM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 분야 등을 강화하고 퀵커머스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매출 성장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계 기업이라는 인식과 신선식품 분야의 노하우가 상대적으로 낮아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SSM 사업을 인수하면 이 문제를 해소함과 동시에 퀵커머스의 경쟁력 또한 높일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의 홈플러스 인수가 실제로 이뤄진다면 지역상권은 물론 신선식품에 대한 노하우를 갖춘 MD 또한 확보할 수 있다"며 "다만 온라인 커머스로 성장한 기업인만큼 바뀐 근무 환경에 기존 임직원들의 처우 또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알리익스프레는 향후 3년 동안 한국 시장에 1조5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2억달러(약 2700억원)가 물류센터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국내 퀵커머스 도입을 위한 전초 기지를 세우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알리가 거점을 위해 홈플러스의 SSM 인수 가능성을 키우는 이유가 됐다.
다만, 인수와 관련해서는 알리익스프레스의 임직원 처우에 대한 지적 또한 불거진다. 오프라인 운영 매장에 대한 노하우가 전무하다는 점 때문이다. 앞서 MBK파트너스 홈플러스의 재무건전성 악화를 이유로 안산점, 대전탄방점, 대전둔산점 등 20여개 점포를 정리하면서 임직원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알리 또한 거점 마련에 가능성이 큰 만큼 효율화를 위한 점포 정리 가능성이 생긴다. 이점에서 직원 처우에 대한 내홍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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