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폭염 속 노동자 사망, 상생안 발표에도 '불만 고조'

유통·MICE / 정호 기자 / 2025-07-16 09:43:34
기록적 폭염에, 사망자 속출...주 7일 배송 원인 지적
CJ대한통운 "사망 원인, 폭염과 연관성 밝혀지지 않아"

[메가경제=정호 기자]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 세명이 잇따라 사망하면서, 노동자 처우에 대한 불만이 수면 위로 올랐다. 노동계는 기록적인 폭염 속에 대책 미비와 주 7일제가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대한통운은 근로자에게 휴식권과 작업중지권을 보장한다고 주장하지만 사고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6일 택배노조 등에 따르면 7월 4, 7, 8일 사흘간 30도를 웃도는 더위 속에서 일하던 택배노동자 세명이 사망했다. 해당 노동자들은 모두 당뇨병과  고지혈증 등 뇌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집에서 휴식 중 갑작스럽게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 폭염 속에서 더위를 피하는 택배노동자들.[사진=연합뉴스]

 

인천 지역의 택배 대리점 소장 A(43)씨는 오전 7시에 출근해 분류작업 등을 하다 8시30분경 "차에서 쉬겠다"고 말한 뒤 사라졌다. 그는 오전 11시경 호흡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 역삼동 구역의 택배기사 B(51)씨는 7일 오전 7시 출근 직후 구토 증상과 함께 쓰려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다음날 경기 연천에서 일하던 택배기사 C(53)는 오후 9시 귀가한 뒤 의식을 잃고 쓰러져 사망했다. 택배기사들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노조 측은 폭염과 주 7일 배송 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한국노총 측은 "일부 택배사들이 전국적으로 주 7일 배송을 확대하고 있지만 추가 인력은 한명도 배치하지 않고 있다"며 "추가 인력 투입 없는 주 7일 배송은 택배 노동자를 죽이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초 도입한 주 7일제도에 대해서는 불만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전국 134개 읍면 지역으로 배송을 확대하면서 노동자들의 비판은 더 커지고 있다. 현재 택배대리점들은 일요일 배송 물량을 조원 한명에게 몰아주는 관행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일종의 당번제로 배달 물량은 적은 편이지만, 이동 거리가 늘어 업무가 가중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론이 확산됨에 따라 CJ대한통운은 택배기사 및 물류센터 작업자들을 대상으로 휴식권과 작업중지권을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율적 작업 중지권과 지연 배송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택배기사에 보장된 휴가도 적극 활용하도록 권장했다. 지난 10일 대리점연합회-택배노조 간 단체협약을 통해 출산휴가(최대 60일), 경조 휴가(최대 5일) 외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특별휴무를 보장했다.

 

CJ대한통운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앞서 온열 질환 예방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해당 노동자분들은 기존보다 적은 물량을 배송하던 분이었고 폭염과 관련된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앞서도 CJ대한통운은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던 입장이며 사고와 관련한 배상 여부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무더위 속 노동자 보호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오는 17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법안은 무더위 속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휴식권과 건강권을 강화하기 위해 개정됐다. 주된 법령은 폭염 시 2시간마다 20분마다 휴식을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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