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활성이용자 수 지표 추락, 인수 시 시너지'의문'
[메가경제=정호 기자] 큐텐그룹 티메프 사태로 인해 공중분해 된 티몬과 위메프를 두고 각각 오아시스·BBQ라는 인수 희망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인수를 해도 이커머스간 경쟁과 미정산금으로 인해 떨어진 신뢰도가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위메프와 티몬의 사업 구조 변화가 인수시 확실 시 되고 있다. 이유로는 치열해지는 이커머스간 경쟁에서 기존 사업을 영위하기에는 시장 환경이 변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인수를 희망하는 곳이 각각 식품 소싱 기업·치킨 프랜차이즈이기에 'MAU(월간 앱 이용자)' 확보에 성공할지 의문도 커진다.
![]() |
▲ 싸이월드 기자간담회 모습.[사진=싸이커뮤니케이션] |
싸이월드를 그 예시로 삼을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미니홈피' 서비스로 유행을 일으킨 싸이월드는 2010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신종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경쟁에서 뒤처지기 시작했다. 2016년 전제완 프래챌 창업자에게 인수된 이후 2021년, 2024년에도 주인을 바꾸며 수차례 부활을 시도했지만 고비를 맞았다.
지난해 9월 싸이월드를 인수한 싸이컴즈는 기존 법인 보유 회원 3200만명, 사진 데이터 170건 등을 이관받았지만 자금에서 제동이 걸렸다. 지분 40%를 보유한 소니드의 자금 지원 및 추가 펀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싸이월드는 2020년 기준 부채만 230억원 규모로 시장에서 경쟁력조차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앞서 함영철 싸이컴즈 대표 2025년 MAU를 500만명까지 끌어올릴 계획이었지만 결국 관심몰이에 그쳤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름만 남은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모두 2010년 5월 만들어진 이커머스 1세대로 분류된다. 온라인 상거래의 기틀을 잡았지만 현재는 알리익스프레스·테무를 비롯한 중국발 이커머스의 강세와 고도화되는 배송 경쟁력에서 밀린다는 평가다.
MAU 또한 당장 회복할 가능성이 낮다는 진단이다. 티메프 사태 당시 티몬과 위메프에서는 할인쿠폰 공세를 펼치며 유입률을 높였다. 당시 400만명을 넘게 치솟던 수치는 티메프 사태가 촉발되며 20~40만대 수준으로 폭락하며 급감했다.
다른 기업으로 인수가 되어 사업 시너지 추구를 하더라도 이미 하락한 유입률이 영향을 끼칠지가 주요하다. 1세대 이커머스라는 명맥만으로 이미 이용자층이 내려앉은 상황을 타개할 '묘수'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오아시스는 우선협상자를 선정한 뒤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최종 인수예정자가 됐다. 인수가 티몬에게 100% 인수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라면 인수 시 부채까지 떠안게 된다. 여기에 미지금 공익채권과 퇴직급여까지 합산하면 인수대금은 181억원까지 증가한다. 여기에 추가적인 홈페이지 개편을 비롯한 자금이 투입된다면 거의 한해 영업이익을 쏟아야 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봤을 때 오아시스 지난해 연결 기준 5171억원, 영업이익 224억원을 벌어들였다. 오아시스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490억원으로 부채 비율 42%, 유동비율 324%다. 티몬 인수는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
투자 가치에 대해서는 '온라인 오픈마켓으로 티몬을 활용해 판매 창구를 늘리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다만 이커머스의 경쟁력이 하락한 전용몰로 역할을 할 때 기존 이커머스 대비 효율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긴다.
![]() |
▲ 위메프와 티몬.[사진=연합뉴스] |
BBQ는 '위메프'에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으며 활용 방안·가격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다각화'가 주요한 목적으로 알려졌으며 외식 문화를 선도하기 위한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 단추를 꿴 셈이다. BBQ 관계자는 "아직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상황이며 실사 등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정해진 사업 내용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 2월경 BBQ는 치킨 주문앱과 HMR 쇼핑몰을 통합한 'BBQ몰'을 론칭한 가운데 위메프와 어떤 시너지 방향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9일 BBQ 계열사로 편입된 푸드 서비스 기업 '파티센터'와도 효율을 추구할 수 있다.
위메프 인수를 고려할 때 간과할 수 없는 위험 요소들이 몇몇 존재한다. 위메프의 청산가치는 134억원에 불과하며, 지난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500명 내외로 알려져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이커머스 사업 역량 재건축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감수하고 인수를 진행하더라도 그 활용 가치가 낮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싸이월드의 사례를 살펴보면, 위메프와 티몬 역시 핵심 경쟁력을 상실한 채 인수될 경우 결국 소유주가 다시 변경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사업에 미칠 영향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위메프와 티몬 모두 현재 상황에서는 인수했을 때 '득'보다는 실'이 클 수 있다”며 “1세대 이커머스라는 이름만 남은 채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