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애물단지 '빨라쪼', 영업손실·가맹점 수 감소 '이중고'

유통·MICE / 정호 기자 / 2025-04-18 08:27:47
2008년 인수부터, 영업손실 '릴레이'
완전 자본잠식 상태, 본사 '지원' 지속

[메가경제=정호 기자] 해태제과의 프리미엄 젤라또 브랜드 '빨라쪼 델 프레도(이하 빨라쪼)'의 완전자본 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빨라쪼는 지난해 해태제과 인수 17년을 맞이했지만 올해도 당기순손실 9억원을 기록했다. 매장 상황도 2020년 국내 300개·해외 200개 매장을 오픈하겠다는 포부와는 달리 국내에서 단 21개만 운영되는 상황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빨라쪼는 1880년 설립된 전통 젤라또 브랜드다. 오드리 헵번 주연의 영화 '로마의 휴일'을 통해 알려졌으며 이탈리아 단독 매장은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해태제과는 2008년부터 한국 빨라쪼를 시작으로 2014년 이탈리아 본사인 '빨라쪼 델 프레도'까지 인수했다. 

 

▲ 서울 시 빨라쪼 매장.[사진=빨라쪼 페이스북 캡처.]

 

사업 초기 해태제과는 프리미엄 젤라또를 표방하며 전국 유명 백화점 등에 입점을 늘려갔다. 2020년 연매출 1000억원을 목표 삼았지만 지난해 매출은 36억원에 그쳤다. 해태제과가 빨라쪼를 인수한 목적은 SPC그룹 '베스킨라빈스'와 롯데웰푸드 '나뚜르' 등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경쟁이 주된 목적으로 알려졌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가맹점 수가 늘어야 본사 수익도 증가하는 구조다. 창업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이트 K프랜차이즈에서 집계한 결과 2008년 기준 63개였던 매장은 지난해 21개로 157% 감소했다. 

 

이 매장 감소 추세는 2018년 38개에서 2020년 기준 54개로 늘어났다. 실제로 2019년 기준 19개 개점, 폐점 4개로 준수한 성장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판데믹을 기준으로 2020년 폐점률은 63% 증가해 11개로 늘어났다. 개점 또한 15개로 줄어들었다. 2021년에는 12개 지점이 명의를 변경했다. 2023년에는 개점 6개·폐점 3개라는 저조한 성과로 매장은 21개만 남게됐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사업의 구조상 과일·생우유 등을 비롯한 원가율 또한 영업손실 부담을 늘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태제과는 2023년 원가율 부담을 줄이고자, 지난해 10월 제품 가격을 13.4% 인상하는 조처에 나섰다. 

 

그 결과 팔라쪼의 매출은 2023년 39억원에서 지난해 43억원 수준으로 9.3%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2023년 11억원에서 지난해 9억원으로 적자폭이 27% 감소했다. 

 

그러나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누적 적자만 65억원으로 2008년 해태제과의 빨라쪼 취득 원가 62억원을 이미 넘어선 상황이다. 적자가 계속 누적되는 구조지만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 주도로 이어지는 사업인 만큼 빨라쪼에 대한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실제로 빨라쪼는 만성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해태제과는 2019년 25억원 상당의 유상 증자, 2022년 3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해태제과는 신제품과 프리미엄 전략으로 적자 폭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젤라또를 활용한 지속적인 메뉴 개발과 프리미엄 점포 전환으로 상반기부터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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