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작에 목마른 카카오·엔씨 '심기일전'
[메가경제=정호 기자] 게임사들의 지난해 실적을 두고 넥슨·크래프톤, 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의 실적이 엇갈렸다. 넥슨과 크래프톤은 역대급 흥행 성과를 거둔 데 반해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들며 명암이 뚜렷해졌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이번 실적에 크게 영향을 끼친 것은 해외 시장으로 풀이된다. 넥슨과 크래프톤은 1조원을 돌파한 영업이익을 거뒀으며 각각 중국과 인도 시장에서 성과가 뒷받침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각각 적자 전환과 저조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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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틀그라운드.[사진=크래프톤] |
넥슨과 크래프톤은 연결 기준 각각 1242억엔(1조1157억원), 영업이익 1조1825억원을 거둬들였다. 넥슨 영업이익은 전년 1347억엔(1조2516억원) 대비 약 8% 감소했다. 반면 크래프톤은 전년 7680억원과 비교해 약 54% 성장했다. 매출은 모두 각각 4462억엔(4조91억원), 2조709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 41.8% 상향 곡선을 그렸다.
엔씨소프트는 전년 대비 56% 감소한 영업손실 1092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간 실적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이익 65억원으로 적자는 면했지만 전년 대비 92%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매출로는 각각 1조5781억원, 7388억원으로 11%, 27.9% 급감했다.
희비가 갈린 데 주요한 것은 흥행작의 꾸준한 관심과 해외 실적이 기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는 글로벌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꾸준한 콘텐츠를 업데이트로 트래픽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배틀그라운드모바일인디아(BGMI)는 현지에서 매출 순위 1~2위를 기록하며 준수한 유저층을 '록인'한 상황이다. 모바일 부문 매출 또한 전년 대비 35.7% 상승했다.
넥슨의 호실적에 배경으로는 던전앤파이터·메이플스토리 등 IP의 10% 매출 성장이 기반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IP별 매출을 살펴봤을 때 던전앤파이터는 중국 서비스에 힘입어 전년 대비 53%, 메이플스토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24%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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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니 오브 모나크.[사진=엔씨소프트] |
이 기록과 반대로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의 저조한 성적의 이유로는 '흥행작의 부재'와 국내 의존도가 높은 수익 구조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엔씨는 지난해 호연을 비롯해 배틀크러시, 저니 오브 모자크 등이 저조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는 희망퇴직과 대규모 분사라는 결과로 이어져 단기적인 비용 증가를 발생시켰다. 적자의 직접적인 배경인 셈이다.
카카오게임즈 또한 별다른 흥행작을 내놓지 못한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즈는 2021년 '오딘:발할라라이징' 이후 별다른 메가히트작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야심작인 스톰게이트·롬(ROM) 등을 선보였지만 초기 반응을 이어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만 치중된 매출 비중 또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TL(쓰론앤리버티)'가 해외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지만, 아직 매출 비중 가운데 65.5%가 국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엔씨는 아이온2·LLL을 비롯한 신작,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출시예고인 7종의 신작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갈 예정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4분기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올해는 게임사들의 희비가 더욱 뚜렷해진 모습"이라며 "해외 시장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커짐에 따라 게임사들의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경쟁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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