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용주 아이윌미디어 대표 "넷플릭스 대항마 국내 OTT 빨리 육성해야"

파워인터뷰 / 장익창 / 2024-04-03 16:44:50
서울대 경영대 졸업 공인회계사 출신 초 엘리트 스팩, 엔터테인먼트 분투기
K컬처 육성 위해 드라마 제작 관련 불필요한 규제 과감한 완화나 폐지 절실

[메가경제=장익창 대기자] "넷플릭스 같은 거대 글로벌 동영상 유통업체와 맞서 경쟁할 수 있는 국내 대형 OTT를 하루 빨리 육성해야 한다. 방송사들의 다양한 추가 수익원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드라마 제작 관련 불필요한 규제들을 과감히 완화 혹은 폐지해야 한다." 

 

메가경제가 만난 전용주 아이윌미디어 대표는 국내 콘텐츠 업계의 발전을 위한 일성을 이같이 밝혔다. 

 

▲ 전용주 아이윌미디어 대표. [사진=아이윌미디어]

 

전용주 아이윌미디어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을 졸업한 후 공인회계사(CPA)로서 승승장구를 해 온 초 엘리트 스팩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전 대표가 비범한 도전정신으로 미디어·엔터테인먼트산업에 투신한 이래 그가 이끄는 아이윌미디어는 드라마 제작사로서 괄목할 성장과 역량으로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이윌미디어는 기존 드라마 제작업에서 연기자 양성, 음악 관련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아이윌미디어는 드라마 제작사로는 드물게 지난해부터 여의도 금융타운에 새 둥지를 틀었다. 거래 상대방과 투자자들과의 적절한 교류 활성화에 미디어, 콘텐츠 제작 사업의 핵심 경쟁력에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한 전용주 대표의 안목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 내에서 매우 특이(?)한 전력을 소유한 전용주 대표로부터 이모저모를 들어 봤다. 다음은 그와 일문일답이다. 


- 공인회계사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뛰어 들게 된 과정에 대해 얘기해 달라. 

 

▲ 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1990년 초부터 회계법인에서 회계사로 근무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국내 최대 법무법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5년간 회계사로서 30대 중반까지 활동했다. IMF 시기에는 화의 제도 도입과 같은 기업 구조조정 컨설팅, 다국적 기업의 국내 M&A 지원 컨설팅 업무와 관련해 일했고 이 과정에서 쌓은 사회적 경험과 배운 것도 많았다. 

 

새로운 영역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 정신이 강한 성격을 갖고 있다. 뭔가 새로운 것을 찾고 있던 중 같이 일했던 변호사 한 명과 함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뛰어 들었고 후회 없는 생활을 이어왔다. 

 

2007년 이후 미디어 업계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왔다. YTN 산하 케이블 방송 채널들을 운영하는 YTN 미디어 대표, 엔터테인먼트 업과 방송업 최초 합병상장법인 IHQ 대표, 수도권 최대 케이블 방송 딜라이브 대표 등을 지냈다. 

 

2021년 후반 경 개인적으로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딜라이브 대표 연임을 포기하고, 오랜 기간 다사다난한 역사를 체험했던 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업의 매력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음을 느꼈다. 그러던 중 2022년 드라마 외주 제작면에서는 꾸준한 매출을 보였지만, 성장 동력은 다소 부족했던 아이윌미디어의 대표를 맡아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제2의 열정을 다하고 있다. 아이윌미디어는 MBC '일당백집사', ENA '낮에 뜨는 달'같은 작품을 제작했다. '귀궁', '난공 블락 로맨스'등이 방영 예정이다. 


-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몸을 담은 초기에는 어떤 일을 해 왔나. 경영학 전공과 공인회계사로서의 경력이 도움이 되었나. 

 

▲ 전지현, 정우성 등 50여명 이상의 국내 탑 레벨 연기자들과 유명 제작자들을 모아 ‘싸이더스’라는 브랜드로 기업화하는 일에 임원으로 참여했다. 거장 강우석 감독 소유 영화배급사 시네마서비스를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 지주 회사 체제하에 인수 합병해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업계 최초 서구식 수직계열화 M&A를 성공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미국의 디즈니와 같은 글로벌 미디어 콘텐츠 그룹의 경영 사례를 참고해 국내 실정에 맞는 회계, 법률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고 체계적인 내부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현재 크게 확장된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초기 경영 인프라 구축에 도움을 줬다고 강조하고 싶다. 


- K-드라마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지만 넷플릭스, 유튜브 등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어 우려가 많은데. 

 

▲ 넷플릭스 등은 기술과 자본력을 앞세워 TV, 인터넷, 모바일로 동영상을 전세계적으로 동 시에 유통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드라마, 영화 유통 주도권을 가졌던 지상파 방송사들과 멀티플렉스 체인이 크게 흔들리는 실정이다. 

 

드라마 제작사와 영화 제작사의 구분도 사라지면서 동영상 콘텐츠 제작이라는 큰 범주로 통합되어 가는 추세다. 작가, 연기자, 감독 등과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웨이브, 티빙과 같은 OTT 사업자의 수요에 맞춰 제작하는 체제다. 기존의 방송사와 멀티플렉스 중심의 드라마와 영화 시장은 수익성의 감소로 연간 제작 편수가 과거보다 현격히 위축되고 있다.

 

상위 업체들에 편중된 성장,제작 원가 요 소의 양극화된 구조, 글로벌 흥행 시 저작권 수익 참여 기회 박탈, 난립된 중소 제작사들간 출혈경쟁 등과 많은 시장 실패 요인들도 발생하고 있다.


- 국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 변화와 발전을 위한 제언이 있다면.  

 

▲ 국내 동영상 콘텐츠 제작 시장은 2000년 초반 인터넷 등장으로 드라마와 영화 제작 시장으로 엄격한 구분이 사라지면서 2010년 전후 스마트폰의 활성화 후 등장한 모바일 시장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드라마는 TV에서 시청하고 영화는 영화관에서 본다는 그 간의 인식이 완전히 깨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OTT와 유튜브 등의 득세는 국내 업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존의 드라마, 영화 제작사들 중 이 같은 시장의 추세에 기민하게 적응한 일부 제작 업체와 상장 등을 통한 자본력과 자체 방송 유통망을 가진 일부 소수 콘텐츠 제작사는 지속 성장에 문제가 없으나, 수천개 수준으로 난립되어 있는 대부분의 중소 드라마, 영화 제작업체들은 시장 흐름에 적응하지 못해 도태되거나, 수주 경쟁 과다로 인한 수익성 악화, 한류 주연급 연기자 출연료 상승, 필수 제작 인력 인건비 급 상승 등으로 회사 운영상 이중 고통을 겪고 있다. 생존의 기로에서 현재 국내 콘텐츠 제작업체들의 양극화 현상은 심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넷플릭스를 통한 오징어 게임의 흥행 등 한류라는 이름 아래 표면적으로는 전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콘텐츠 제작업계다. 그러나 일부 소수 상위 업체들에 편중된 성장, 제작 원가 요소의 양극화된 구조, 글로벌 흥행 시 저작권 수익 참여 기회 박탈, 난립된 중소 제작사들간 출혈경쟁과 많은 시장 실패 요인들도 발생하고 있다. 

 

국내 한류 동영상 콘텐츠 제작 업계의 건전한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거대 글로벌 동영상 유통 업체와 맞서 경쟁할 수 있도록 국내 대형 OTT 업체를 하루빨리 육성해야 한다. 전통적인 방송사들의 다양한 추가 수익원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드라마 제작 관련 불필요한 규제들을 과감히 완화 혹은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수많은 영세 중소 동영상 제작업체들의 생존과 지속 투자에 관심을 갖고, 운영상의 애로 사항을 경청해 공정 거래를 위한 다양한 계약 협상지원, 회계, 세제 지원 및 투자 활성화를 위한 과감한 금융 제도 지원도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 같은 업종에서 활동 중인 서울대 경영대 동문들과의 교류 관계에 대해 설명해 달라. 

 

▲ 콘텐츠 제작업을 잘 운영하면서 종종 교류하는 선배로는 현재 상장사인 NEW의 대표인 김우택 선배와 코탑미디어 대표인 고대화 회장을 꼽을 수 있다. 

 

김우택 선배로부터 수많은 영화 드라마를 히트시키고 최근 글로벌 흥행작인 디즈니 플러스 신작 '무빙' 등 경영 능력과 프로젝트 선구안은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SBS 출신으로 좋은 제작 네트워크를 쌓아 창업 후 수많은 드라마 히트작을 내며 왕성한 활동을 하는 고대화 회장으로부터도 많이 배우고 있다. 

 

<전용주 대표 프로필>

▲ (현)아이윌미디어 대표이사, (전)딜라이브, 아이에이치큐, CU미디어, YTN미디어 대표이사, 아 이에이치큐 부사장, 플래너스 엔터테인먼트 전략 담당 상무이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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