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카카오엔터 대표 "기존 전략 전면적 수정" 공개매수 나서나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국내 엔터테인먼트 사업 주도권을 두고 SM 인수전에 뛰어든 카카오와 하이브가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다리에서 날 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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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하이브는 지난 16일 IBK투자증권 판교점을 통해 이뤄진 SM엔터테인먼트 주식에 대한 비정상적 대규모 매입 건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있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날 하이브 측은 "IBK 판교점을 통한 SM의 주식 거래가 SM 주가가 12만 원을 넘어 13만 원까지 급등하는 결정적인 국면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는 시세를 조종해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강하게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는 지난 10일부터 SM 발행주식의 약 25%에 해당하는 595만 1826주에 대해 주당 12만 원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해 왔다.
하이브에 따르면, SM 주가는 공개매수가 발표된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12만 원을 밑돌았는데, 16일에는 장중 역대 최고가인 13만 3600원까지 급등하다 13만 1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IBK 판교점에서 SM 발행주식 2.9%에 해당하는 68만 3398주의 매수 주문이 체결됐다는 게 하이브 측 주장이다.
이튿날 한국거래소는 SM을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하이브는 "IBK의 거래행위는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며 비정상적인 거래를 통해 시장 질서를 교란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본시장의 왜곡과 선량한 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감독원의 철저한 조사 및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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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 경영진 [SM 제공] |
앞서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대표는 지난 27일 입장문을 통해 "(하이브가) SM과 파트너십의 존속 자체를 위협하고 3사의 중장기 성장 방향성을 근본적으로 침해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게 됐다"고 하이브와의 갈등을 공식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면서 "기존 전략의 전면적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카카오와 긴밀하게 협의해 필요한 모든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할 예정"이라고 강수를 뒀다.
김 대표의 이 같은 공식 입장은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로부터 지분 14.8%를 사들여 1대주주에 올라선 하이브에 맞서 공개매수를 통한 지분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SM 현 경영진과 손잡고 소수 지분 투자를 통해 SM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전제했던 종전 상황과 달리 경영권 확보를 목적으로 공격적인 태세 전환이 전개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투자 유치한 1조 2000억 원 가운데 1차 투자금인 8975억 원이 지난 24일 납입돼 실탄도 두둑하게 확보했다.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실패할 경우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기존 공개매수 가격보다 웃돈을 더 얹어 제시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 에스엠 주가 추이 [출처=네이버 증권] |
한편,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종료된 28일 SM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07% 상승한 12만 7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SM 주가가 이달 15일부터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았기 때문에 하이브가 목표 물량을 채우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거래소는 이날 기타법인 단일계좌에서 주식 66만 6941주(2.8%)가 순매수됐다며 SM을 내달 2일 하루 동안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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