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쏠림·협력사 인력난 우려…"산업 생태계 균형 흔들릴 수도"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삼성전자 노조의 ‘영업이익 15% 성과급 제도화’ 요구가 단순 노사 갈등을 넘어 국내 산업계 전반에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임금·성과급 체계가 사실상 국내 대기업 보상 시스템의 기준점 역할을 해온 만큼, 이번 협상이 특정 비율 기반 성과급 제도화로 이어질 경우 다른 대기업과 IT업계, 나아가 공공부문까지 유사 요구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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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챗GPT4] |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성과 공유 확대”라는 긍정적 측면과 함께 “보상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양극화 심화라는 부작용 가능성도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과정에서 성과급 제도 개편 문제를 두고 대립하는 가운데 재계에서는 협상 결과가 국내 산업계 전반의 임금 체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핵심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할 수 있느냐다.
노조 측은 회사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황 호조와 AI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 속에서 실적에 대한 직원들의 기여도를 보다 명확하게 보상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국내 산업계에서 갖는 상징성과 파급력을 고려할 때, 이번 요구가 단순 삼성전자 내부 문제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실제 최근 주요 대기업과 IT업계에서는 이미 ‘영업이익의 N%’를 요구하는 흐름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최근 일부 노동계에서는 카카오에 영업이익의 10%, 삼성바이오로직스에는 20%, 현대차에는 순이익의 30%, LG유플러스에는 영업이익의 30% 수준을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특정 비율 기반 성과급 제도화를 수용할 경우 사실상 산업계 전체의 새로운 기준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며 “다른 대기업 노조들도 유사 요구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노동계 내부에서는 이번 삼성전자 사례가 향후 성과 공유 체계 논의의 ‘레퍼런스(참고)’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제도화를 할 경우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다른 대기업은 물론 공공부문과 일부 중견기업까지 영업이익 분배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성과 공유 확대 흐름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재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기업 경쟁력과 산업 생태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대기업 중심의 고정형 성과급 확대가 중소기업·협력사와의 보상 격차를 더 벌릴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도 반도체와 IT, 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서는 대기업과 협력사 간 임금 격차가 상당한 수준인데 대기업 성과급이 제도적으로 확대될 경우 인력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중견 부품업체 관계자는 “대기업이 영업이익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고정 지급하기 시작하면 협력사 입장에서는 인재 유출 압박이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미 연구개발 인력 확보도 어려운 상황에서 산업 생태계 양극화가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AI·반도체 산업은 인력 경쟁이 극도로 치열한 분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고액 성과급과 복지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중소 협력사들은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재계는 특히 성과급 체계가 사실상 ‘고정비’ 성격으로 굳어질 경우 기업들의 투자 여력도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도체 산업처럼 업황 변동성이 큰 산업에서는 대규모 선행 투자와 연구개발 비용이 반복적으로 투입되는데,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고정적으로 인건비에 연동할 경우 불황기에는 재무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논리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테크 기업들도 대부분 성과 연동형 인센티브 구조를 유지하는 이유는 산업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며 “성과 공유 확대라는 방향성에는 공감하더라도, 이를 고정 비율로 제도화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노동계에서는 대기업 실적 개선 흐름 속에서 기존 보상 체계가 직원들의 체감 성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불만도 크다.
AI 반도체와 HBM 중심으로 삼성전자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성과는 직원이 만들고 과실은 경영진과 주주 중심으로 배분된다”는 문제의식 역시 확산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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