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롤렉스·루이비통 AI가 먼저 불렀다”…시장 평가 뒤집은 ‘AI 브랜드 경쟁력’

유통·MICE / 심영범 기자 / 2026-09-15 16:36:15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에이아이빅스랩, 4개 생성형 AI 대상 193개 패션 브랜드 AIBIX 측정…나이키 유일한 2관왕
호카·온·리차드밀 등 시장 강자 AI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낮아…브랜드별 ‘AI 노출 격차’ 확인
108개 브랜드는 AI 답변서 첫 언급 없어…질문·AI 엔진·참고자료에 따라 브랜드 순위도 엇갈려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생성형 인공지능(AI)이 소비자의 주요 정보 탐색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패션 브랜드의 경쟁력 평가 기준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 시장에서의 매출이나 인지도와 달리 AI가 어떤 브랜드를 먼저 언급하고 추천하는지에 따라 브랜드별 존재감이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에이아이빅스랩(AIBIX lab)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4일까지 챗GPT,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클로드 등 4개 생성형 AI를 대상으로 7개 카테고리, 193개 패션 브랜드의 AI 브랜드 경쟁력 지수(AIBIX)를 측정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 [사진=에이아이빅스랩]

 

조사 결과 나이키는 골프웨어와 러닝화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하며 조사 대상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2개 부문 정상에 올랐다. 카테고리별 종합 1위는 △SPA·캐주얼 유니클로 △골프웨어 나이키 골프 △러닝화 나이키 △명품 가방 루이비통 △명품 시계 롤렉스 △아웃도어 의류 노스페이스 △애슬레저·요가복 안다르로 나타났다.

 

국내 브랜드 가운데 종합 1위를 차지한 곳은 안다르가 유일했다. 안다르는 69.9점으로 룰루레몬(65.4점)을 앞섰다.

 

◆ 시장 평가와 다른 AI 브랜드 경쟁력

 

나이키는 최근 글로벌 실적과 주요 시장에서의 경쟁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지만 AI 답변에서는 높은 브랜드 존재감을 나타냈다. 러닝화에서 74.8점, 골프웨어에서 57.9점을 기록하며 두 카테고리 모두 종합 1위에 올랐다.

 

특히 러닝화에서는 AI 답변에서 나이키가 가장 먼저 언급되는 비중이 44.2%로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높았다. 애슬레저·요가복에서도 36.2점으로 5위를 기록했다.

 

반면 최근 러닝화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인 브랜드들은 AI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컨슈머인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러닝화 검색 점유율 1위였던 호카는 AIBIX 종합 4위에 그쳤고, 온은 13.6점으로 8위에 머물렀다.

 

아식스는 AI 답변의 97%에 등장해 등장률에서는 1위를 차지했지만, 가장 먼저 언급된 비중은 22.5%로 나이키의 절반 수준이었다. AI 답변에 자주 등장하는 것과 소비자에게 우선적으로 추천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의미다.

 

명품 시계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다. 롤렉스는 81.6점으로 4개 AI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첫 언급 비중도 63.3%로 2위 파텍필립보다 크게 높았다. 반면 오메가는 모든 답변에 등장했지만 첫 언급 비중은 5%에 그쳤다.

 

시장 규모와 AI 평가가 엇갈린 사례도 있었다. 스위스 워치 시장의 주요 브랜드 가운데 리차드밀은 AIBIX 종합 22위(7.4점)에 머물렀지만, 상위 6위권에 포함되지 않은 태그호이어와 튜더는 각각 5위(40.4점), 9위(30.7점)에 올랐다.

 

◆ 골프웨어·명품 가방도 ‘시장 순위≠AI 순위’

 

골프웨어에서는 전문 브랜드보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AI 경쟁력이 높게 나타났다.

 

나이키 골프가 57.9점으로 1위를 기록했고 아디다스 골프가 48.5점으로 뒤를 이었다. 골프 전문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46.7점)와 PXG(43.9점)는 각각 3위와 4위를 기록했다. 백화점 골프웨어 매출 1위 브랜드로 알려진 지포어는 종합 8위에 머물렀다.

 

다만 AI가 브랜드를 가장 먼저 언급하는 비중에서는 순위가 달랐다. PXG가 30%로 가장 높았고 나이키 골프는 5.8%에 그쳤다. 브랜드가 다양한 질문에 폭넓게 등장하는 것과 특정 질문에서 첫 번째 추천 대상으로 선택되는 것이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인 셈이다.

 

명품 가방에서는 루이비통이 72.3점으로 종합 1위를 차지했지만 첫 언급 비중에서는 샤넬이 31.7%로 앞섰다. 챗GPT와 제미나이는 샤넬을, 퍼플렉시티와 클로드는 루이비통을 1위로 평가하면서 AI별로도 결과가 갈렸다.

 

질문의 조건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라졌다. 종합 순위 12위인 코치는 '첫 명품 가방'이나 '선물'과 관련된 질문에서 상대적으로 먼저 언급되면서 첫 언급 순위 4위를 기록했다. 명품 시계 종합 13위인 세이코도 '100만원 이하', '입문용' 등 가격 조건이 붙은 질문에서 먼저 제시돼 첫 언급 순위 3위에 올랐다.

 

◆ AI 답변에 남은 과거 정보…시장 변화와 시차

 

최근 시장 상황과 AI 답변 간 시차도 확인됐다. 애슬레저·요가복 브랜드 뮬라웨어는 지난 6월 온라인 스토어 신규 주문을 중단하고 법원이 회생 절차 폐지를 결정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종합 4위(47.6점)를 기록했다. 퍼플렉시티에서는 2위(66.0점)까지 올랐다.

 

에이아이빅스랩은 온라인에 축적된 기존 정보가 생성형 AI 답변에 일정 기간 영향을 미치면서 실제 시장 변화와 AI 답변 사이에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엔진별로도 결과 차이가 컸다. 패션 7개 카테고리 가운데 5개에서 AI별 1위 브랜드가 서로 달랐다. 애슬레저·요가복에서 안다르는 챗GPT·제미나이·퍼플렉시티에서 81~86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클로드에서는 26.9점에 그쳤다. 클로드에서는 룰루레몬이 1위를 차지했다.

 

에이아이빅스랩이 SPA·캐주얼, 골프웨어, 명품 가방, 명품 시계 등 4개 카테고리의 AI 답변에 표시된 출처 3544건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개인 블로그 비중은 골프웨어 51.8%, 명품 시계 39.9%로 높았지만 브랜드 공식 사이트 비중은 각각 2.2%, 3.4%에 불과했다.

 

퍼플렉시티는 상대적으로 인용량이 많았다. 명품 가방 590건, 명품 시계 581건, SPA·캐주얼 573건으로 카테고리별 전체 인용의 60~70%를 차지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의 비중도 높았다. 반면 클로드는 답변당 인용량이 0.4~1.0건에 그쳐 검색 근거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 ‘AI가 먼저 부르는 브랜드’ 경쟁 본격화

 

이번 조사에서 측정 대상 193개 브랜드 가운데 108개(56%)는 AI 답변에서 단 한 번도 가장 먼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카테고리에서는 특정 브랜드에 첫 언급이 집중됐다. 명품 가방은 상위 3개 브랜드가 전체 첫 언급의 82%를 차지했고, 러닝화는 상위 5개 브랜드가 95%를 가져갔다.

 

이는 생성형 AI가 소비자의 브랜드 탐색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경우 브랜드 경쟁의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존에는 검색 결과 상위 노출이나 매출, 시장점유율 등이 주요 지표였다면 앞으로는 AI가 어떤 브랜드를 답변에 포함하고, 어떤 브랜드를 가장 먼저 추천하는지가 새로운 경쟁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준현 에이아이빅스랩 대표는 "소비자가 검색창 대신 AI에 묻기 시작하면서 매출이나 인지도가 AI 답변으로 옮겨가지 않는 현상이 확인됐다"며 "브랜드 입장에서는 답변에 등장하는 것과 가장 먼저 불리는 것을 따로 관리해야 하고, AI마다 결과가 다른 만큼 엔진별로 전략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BIX는 특정 측정 기간 생성형 AI 응답을 분석한 지수로 브랜드의 실제 매출이나 시장점유율, 제품 품질 또는 전체 소비자의 선호도를 의미하지 않는다. 에이아이빅스랩은 생성형 AI 응답에서 브랜드의 등장·언급·추천·인용 양상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GEO(생성형 엔진 최적화) 컨설팅 및 카테고리별 리포트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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