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박순애·김승겸 임명 재가...공정위원장에 '연수원 동기' 송옥렬 지명

정치 / 류수근 기자 / 2022-07-04 16:33:48
박 교육장관·김 합참의장 청문회 없이 임명 강행...대통령실 "마냥 기다릴 수 없었다"
공정위원장엔 서울대 로스쿨 교수…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 청문보고서 송부요청
김승희, 정치자금법 의혹 고발에 결국 사퇴....장관 후보자 2번연속 낙마는 사상 처음

윤석열 대통령은 4일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의 임명을 재가하고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 같은 인선을 단행했다고 대변인실이 밝혔다.박 부총리와 김 의장은 원 구성 협상 지연으로 인한 국회 공백 속에서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됐다. 새 정부 들어 청문회 없이 임명된 것은 김창기 국세청장에 이어 두 번째 인선이다. 

 박 부총리와 김 의장의 임명 강행 사실은 이날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를 발표한 직후 언론에 공개됐다.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대통령실은 이들에 대한 임명 강행 배경에 대해 “박 부총리는 곧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해야 하는데 위원회 구성 등 여러 일들이 있어서 더 기다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김 의장은 엄중한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더 이상 비워두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부총리가 음주운전 등 각종 논란 속에서도 임명된 데 대해 “본인이 사과했고 지금 상황에서 여러 개혁 과제를 (추진)할 적임자라 판단했다”며 “교육부가 가진 시급한 과제를 진행해야 하는 데 더 이상 시간끌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재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송부도 국회에 요청했다. 송부 기한은 오는 8일까지 5일간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3일 박 부총리와 김 후보자. 김 의장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일괄 요청했다. 송부기한은 29일이었다.

윤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으로 떠나기 전에 이들 후보자에 대해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 귀국 후에도 여야 원 구성 협상이 공전할 경우 국회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을 강행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왔었다.

▲ 박순애 신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와 김승희 전 의원을 각각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두 후보자는 앞서 김인철 사회부총리 후보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공석이 된 자리를 채운 것이었다.

박 신임 부총리는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공공행정 전문가로, 이번 대통령직인수위에서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을 지냈다.

박 부총리는 2004년 이후 10차례 이상 기재부의 공기업경영평가단에 참여했다. 2017년 기획재정부 공기업·준정부기관경영평가 단장을 맡아 공공기관의 경영실적 개선 방향을 제시했으며 2020년에는 한국행정학회에서 첫 여성 회장으로 선임됐다

박 부총리의 경우 윤 대통령의 지명 이후 음주 운전과 위장 전입 의혹 등이 잇따라 제기돼 온 터여서 임명 후에도 자격 논란과 시비가 이어질 여지가 있어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박 부총리와 관련해 음주 운전, 위장 전입, 자녀 학업 관련 특혜 등 7대 의혹을 제기하며 지명 철회를 요구해왔다. 의혹들이 법적 사실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음주 운전 전력 하나만으로도 윤석열 정부가 교육개혁 과제를 추진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 김승겸 신임 합동참모본부 의장. [국방부 제공]

제43대 합참의장에 임명된 김 신임 의장은 연합 및 합동작전 분야 전문가로, 작전지휘 역량과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육군사관학교 42기 출신으로, 육군 3군단장, 참모차장을 거쳐 2020년부터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을 맡아왔다.

김 의장의 임명으로 9년 만에 육군사관학교 출신 합참의장이 나오게 됐다. 육사 출신은 2011∼2013년 제37대 정승조 의장이 마지막이었다.

▲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대통령실 제공]

이날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상법 분야 권위자로 꼽힌다.

1969년 전북 정읍 태생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23기)이고 같은 서울대 법과대학 출신이다. 1988년 서울대 인문계 수석으로 법과대학에 입학해 1990년 재학 중 사법고시(32회)에 합격한 뒤, 1992년 수석으로 졸업했다.

송 후보자는 또 1993년부터 1994년까지 사법연수원 연수 기간에 행정고시(36회)와 외무고시(27회)에 합격해 ‘고시 3관왕’을 달성했다.

1997년 육군 법무관으로 복무를 마치고 이듬해 서울대 법과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 로스쿨에서 1999년 법학 석사, 2002년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2002∼2003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일했고, 서울대 법과대학 법학부 조교수·부교수를 거쳐 2012년부터 교수로 재직해 왔다.

▲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진은 지난 5월 30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김 후보자 . [서울=연합뉴스]

한편, 김승희 후보자는 이날 복지부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저는 오늘 자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합니다”며 자진 사퇴했다. 후보로 지명된 지 39일 만이다.

김 후보자는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자녀 특혜 논란으로 지난 5월 자진 사퇴한 뒤 그 후임자로 지명된 바 있다. 보건복지부로선 두 번째 후보자마저 낙마하는 초유의 일이 일어난 것이다.

김 후보자는 식품약리 분야 전문가로, 2015∼2016년 식약처장을 거쳐 20대 국회에서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최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된 상태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연합뉴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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