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접수 1만2000여건, 조치 미흡 불만
소실 공장 부지 증축·이전으로 의견 갈려
[메가경제=정호 기자] 금호타이어가 광주공장 화재를 진정시켰지만 사후 수습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소방 당국은 최근 화재 진화 과정에서 발생한 오염수가 인근 황룡강으로 유입돼 긴급 방제에 나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호타이어는 화재 피해 보상과 공장 부지 재증축 등 문제 또한 맞닥뜨리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2공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환경 오염을 야기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7시20분경 발생한 호우로 화재 잔재물이 황룡강으로 유출됐다. 소방 당국 조사 결과 집수정 이송펌프가 있었지만 관리 소홀로 고장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잔재물 수거 작업에는 수거차량 2대와 40여명의 인원이 동원됐다.
![]() |
▲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2공장 화재 현장.[사진=연합뉴스] |
금호타이어는 수질 오염 외에도 화재로 인한 피해 보상과 후속 처리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에서는 연간 약 4900t의 유해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있다며 유실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전날 최지현 광주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달 10일 기준 피해 접수만 1만2000건을 넘었고 현재 두통, 호흡기 이상, 피부 트러블 등 호소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며 "정보공개, 건강조사, 피해보상 등 근본적 조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화재로 손실된 공장의 사후 처리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나눠지는 상황이다. 현재 화재 현장인 2공장은 1공장과 이어져 현재로서 단독 생산이 어렵다는 문제를 직면하고 있다. 근로자 2500여명 역시 현재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와 금호타이어는 지난 11일 실무급 회동을 통해 광주공장 용도변경, 부지 활용, 안전 진단 등을 논의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 금호타이어가 공장부지 증축과 이전 중에서 뾰족한 조처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1공장을 재가동시킬 시 2공장에서 정련(타이어 재료 혼합)만 옮기면 되고 근로자 일부를 복귀시킬 수도 있다. 다만 광주 공장의 하루 생산 물량 3만3000개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결국 시설을 늘릴 수밖에 없는데 2공장을 다시 증축한다면 인근 KTX광주송정역과 아파트 단지가 위치해 지역 주민 반대에 부딪힐 수도 있다.
이에 이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앞서 공장 부지를 함평 빛그린국가산업단지로 이전하는 계획을 세워왔다. 빈번히 지자체 반대로 무산됐지만 화재로 인해 이 계획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광주 공장은 현재 '공장용지'로 규정돼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이전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상업용지'로 변경이 필수적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수질 오염에 대해서는 광산구청이 시료 채취를 했고 광주광역시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해 아직 파악 중"이라며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관계 기관과 다각도로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