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학·전장 등 기존 주력 사업 원천 기술 활용해 경쟁력 확보
[메가경제=신승민 기자] 현대차그룹의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국내 부품 기업들이 협력에 나섰다. LG이노텍과 현대모비스는 주력사업을 통해 축적한 원천기술을 활용해 로봇용 부품을 개발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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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진=보스턴 다이내믹스] |
12일 업계와 메가경제의 취재에 따르면 LG이노텍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로봇용 부품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LG이노텍은 아틀라스에 적용되는 ‘비전 센싱 시스템’ 개발을 맡는다. 이는 다양한 광학 센서를 하나의 모듈로 집약한 장치로, 로봇의 눈 역할을 담당한다.
일반 스마트폰 카메라 등에 탑재되는 RGB 카메라, 적외선을 통해 앞에 있는 물체와의 거리를 측정하는 3D 센싱 모듈 등이 적용되며, 로봇이 어두운 밤이나 악천후 같은 환경에서도 주변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LG이노텍이 하드웨어를,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인식된 시각 데이터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를 각각 맡아 개발한다.
LG이노텍이 로봇용 부품 사업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CES 2025에서 로봇 부품 사업 진출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지난달에는 카이스트와의 산학협력을 통해 로봇 미래기술 공동개발을 발표해 로봇 분야 진출을 예고했다.
LG이노텍에 따르면 비전 센싱 모듈은 로봇의 머리에 탑재되기 때문에 충분히 크기가 작아져야 하며,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견고해야 한다. LG이노텍은 기존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초소형 카메라를 생산 기술을 통해 소형화 및 내구성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로봇도 일종의 모빌리티기 때문에 기존 전장과 광학 등 LG이노텍이 보유한 기술이 로봇 사업과 연결돼 있다”며 “비전센싱시스템 외에 다른 부문에서도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모비스도 보스턴 다이내믹스와의 협력을 발표했다. 현대모비스는 로봇의 근육과 관절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를 공급한다.
이 역시 기존 현대모비스가 전기차용 부품 사업에서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다. 현대모비스는 모터와 감속기, 제어기를 하나로 통합한 전기차용 3 in 1 구동 시스템을 소형화해 아틀라스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액추에이터는 로봇 한 대당 40개 이상이 탑재되며, 전체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현대모비스가 아틀라스의 부품 공급을 맡으면 현대차그룹은 계열사 간 기술 협력을 통해 로봇의 핵심 기술을 자체 확보하고, 부품 원가를 절감하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아틀라스는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2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사람처럼 걷고 물건을 드는 등 고난이도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틀라스는 올해 말 현대차그룹 생산 공장인 메타플랜트에 시범 투입될 예정이며, 2028년까지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이후 로봇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단순한 공정 자동화를 넘어 서비스 로봇 시장 확대까지 염두에 둔 중장기 전략도 추진 중이다.
한편 로봇 시장의 성장과 함께 로봇용 부품 시장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와이즈가이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부품 시장은 2023년 297억3000만 달러(약 41조 7171억 원)에서 2032년 693억3000만 달러(약 97조 2838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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