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12개 철도노선 거점 대비…역광장·보행축·시장 혁신 패키지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동대문구가 민선 8기 반환점을 지나며 '청량개벽'과 '워킹시티'라는 거대 담론을 주민 개개인의 삶에 닿는 실질적인 생활경제 성과로 전환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순히 도시 외관을 바꾸는 토목 사업을 넘어 보행권 회복과 산업 간 융합, 공교육 투자를 연결해 지역의 '도시 체력'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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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필형 동대문구청장(가운데)이 지난해 8월 27일 오후 청량리시장 프레스 투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동대문구청] |
◇ 전통시장의 변신, '찾는 시장'에서 '머무는 도시'로
동대문구 경제 전략의 핵심은 청량리전통시장 권역을 중심으로 한 '디자인 혁신 시범사업'이다. 구는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서울시 투자 200억원을 유치해 시장 일대를 대대적으로 개조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시설 현대화에 그치지 않는다. 동선과 안전, 주차, 물류 시스템 전반을 손질해 전통시장을 하나의 '체류 상품'으로 만드는 것이 골자다. 청량리역의 압도적인 교통 유입량이 상권을 스쳐 지나가는 '통과 수요'에 머물지 않도록, 시장과 거리 전체를 걷고 싶은 공간으로 설계해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 거리가게의 재발견, '비움'을 '채움'으로 바꾼 보행 혁신
구는 '거리의 품질'이 곧 상권의 경쟁력이라는 판단 아래 거리가게 정비에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 현재 관내 거리가게 총 578곳 중 264곳을 정비했으며, 이 과정에서 불법 노점은 281개소에서 154개소로 55%가량 급감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정비 이후의 행보다. 구는 노점이 사라진 자리를 단순한 빈터로 두지 않고 녹지와 쉼터 등 보행 친화 공간으로 채웠다. 보행 환경이 개선되면 유동 인구가 늘고, 이는 다시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구 관계자는 "단순한 단속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거리 품질 관리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 산업간 융합과 교육 투자… "장기적 도시 경쟁력 확보"
동대문구는 전통 자산인 시장·한방·봉제 산업을 개별 지원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산업 간 융합'을 꾀하고 있다. 전통시장에 콘텐츠를 입혀 경험을 선사하고 봉제 산업에는 최신 장비와 교육을 패키지로 지원해 현장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투자도 파격적이다. 2022년 80억원 수준이었던 교육경비보조금을 2026년 170억원까지 대폭 확대 편성했다. 이를 통해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고 공교육의 질을 높여 가계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2026년 하반기 착공 예정인 국내 최대 규모의 목조 공공도서관인 서울시립동대문도서관은 지역의 문화 인프라를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 AI 행정과 탄소중립, 데이터 기반의 효율적 구정
행정 내부적으로는 AI와 데이터를 활용해 '숨은 비용'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공동주택 감사 시각화 사례집 제작 등 적극 행정을 통해 민원 분쟁 비용을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기초지자체 최초로 개발된 '넷제로 플랫폼'은 온실가스 감축 정책의 효과를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해 정책의 우선순위를 선명하게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동대문구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도시의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주민의 시간과 안전 비용을 줄이는 실용적인 접근을 택했다"고 평가했다.
◇ '청량개벽'의 완성, 주민이 체감하는 생활 변화로 증명
결국 남은 임기 핵심은 '청량개벽'과 '워킹시티' 같은 큰 구상을 착공·연결·완공으로 실질적으로 끌어내는 일이다. 숫자와 계획의 언어를 주민이 매일 밟고 지나가는 길과 생활비에서 느끼는 변화로 바꾸는 과제가 남아 있다.
구는 성과를 말할 때 "주민이 '달라졌네'라고 느끼는가"를 기준으로 내세운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의 생산성을 올리는 가장 빠른 길은 주민의 시간을 절약하고 지역 상권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것"이라며 "동대문구의 지난 과정은 그 생활경제의 실험을 제도와 공간, 사람에 대한 투자로 동시에 새겨 넣는 과정이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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