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연봉 뒤 위험의 외주화”…유족·노조, 원청 책임·직접 사과 촉구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HL만도 평택공장에서 발생한 하청노동자 사망사고를 둘러싸고 정몽원 HL그룹 회장의 고액 보수와 현장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 격차가 도마 위에 올랐다. 사고 대책위원회는 정 회장의 지난해 보수를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숨진 하청노동자의 임금보다 약 323배 많다며 원청의 안전관리와 외주화 구조에 대한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했다.
19일 ‘만도 평택공장 청년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승모 중대재해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해 HL홀딩스와 HL만도, HL D&I 한라, HL클레무브 등 계열사 4곳에서 총 104억84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회사별로는 HL만도 38억2100만원, HL홀딩스 25억7100만원, HL D&I 한라 23억7200만원, HL클레무브 17억2000만원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HL만도와 HL홀딩스에서 총 24억5100만원을 수령했다고 대책위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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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몽원 회장의 보수와 하청 노동자의 평균임금 격차가 도마에 올랐다. [사진=AI] |
대책위는 지난해 정 회장의 보수 104억8400만원을 12개월로 단순 환산할 경우 월평균 약 8억7366만원으로 계산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달 22일 HL만도 평택공장에서 작업 중 숨진 고 김승모씨의 월평균 임금 약 270만원과 비교하면 약 323배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대책위가 확보한 김씨의 올해 급여명세서에 따르면 김씨는 평일 연장근로수당 등을 포함해 최근 6개월 동안 월평균 약 27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책위는 이 같은 보수 격차를 단순한 임금 수준의 차이를 넘어 원·하청 간 안전 책임과 비용 배분 문제로 연결하고 있다.
김씨는 만도 평택공장에서 MCT(머시닝센터) 설비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했다. 대책위는 해당 설비에서 생산되는 부품이 완성차 주력 차종 등에 공급되는 핵심 제품인 반면, 설비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한 노동자는 원청의 직접 고용이나 안전관리 체계에서 벗어난 외주 인력이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책위는 HL만도의 인력 운영과 외주화 확대 과정이 이번 사고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과거 구조조정과 노사 갈등을 거치며 신규 인력 채용이 줄고 설비 유지·보수 등 일부 업무의 외주화가 확대됐다는 주장이다. 대책위는 이를 두고 “위험의 외주화”라며 원청의 책임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금속노조 만도지부와 회사 측은 사고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대책위는 외주화 축소와 적정 인력 유지, 신규 채용 등 핵심 사안은 최고경영진의 판단이 필요한 문제라며 정 회장이 직접 협의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책위는 “원청이 높은 수익과 경영진 보수를 유지하는 동안 현장의 안전 비용과 인력 투자가 충분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정 회장의 사과와 사고 진상규명, 외주화 구조 개선 등을 요구했다. 유족들은 현재 장례를 미룬 채 원청의 책임 있는 대응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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