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대란 재현 막아라" 정부·유통업계, 비축 물량으로 대응
[메가경제=정호 기자] 이상기후 여파로 고공 행진한 배추 가격에 대해 유통업계와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 배추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이상 널뛰며 생산업체와 가정에서 담그는 김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본격적인 김장철은 10월이지만 벌써 배추 재배 면적 감소와 불안정한 생장환경 등 불안 요소는 여전히 남아있다.
19일 aT한국농수산물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추 소매 가격은 전일 기준 7062원으로 전월 대비 52.13% 증가했다. 통상 8월 배추 가격은 오름세를 보이지만 올해는 유독 상승 폭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평년 대비로는 10.9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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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추 소매 가격은 전일 기준 7062원으로 전월 대비 52.13% 증가했다.[사진=연합뉴스] |
소매가격 급등의 배경으로는 올해 여름 최고기온 40도를 웃도는 폭염과 시간당 150mm의 가까운 호우가 번갈아 강타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더욱이 배추는 잎채소이기 때문에 폭염으로 인해 생장에 지장이 생길 수 있고 강원도 고랭지 배추 재배면적 또한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학이 끝나는 8월 중순 이후는 급식이 재개되며 식자재로서 배추 수요가 증가하기에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평가다.
◆ '제2 김치대란' 우려에 정부·유통업계 "비축 물량 충분해"
배추 수급량 불안은 지난해처럼 무더위로 배추 가격이 급등하며 시판용 김치가 판매 매장에서 사라지는 '김치 대란'을 다시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와 김치생산 업체는 모두 아직 비축 분량이 있어 부담은 덜었다는 입장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7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배추는 저장 물량으로 수급을 조절하면 평년보다는 가격이 오르지만 무사히 넘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판용 김치를 생산하는 CJ제일제당과 대상은 모두 배추 가격이 오르는 8월을 앞두고 비축 물량으로 가격 인상과 품절에 대비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환경 변화로 배추 작황이 좋지 않고 수급 난이도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아직은 창고에 저장해둔 봄 배추를 활용해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상 관계자는 "김치는 공산품이기에 가격 인상이 쉽지 않고 앞서 비축한 원재료가 있기에 당장은 문제가 없다"며 "다만 수확 면적이 줄어들고 날씨가 무더워지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원료 수급 문제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 대형마트, 부담되는 김장 부담...할인 행사로 '돕는다'
김장 가격 또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물가협회에서 전국 17개 시도를 대상으로 주요 김장 재료인 배추, 무, 대파, 생강 등 15개 품목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지표에 따르면 김장 비용이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올해도 배추 가격이 치솟았기에 김장 부담을 더욱 높일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마트에서는 대량으로 매입한 배추를 할인 판매하며 물가 부담 완화를 돕고 있다.
롯데마트는 오는 21일부터 할인 행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배추 한 포기를 전주(14일~20일) 대비 2000원 저렴한 4990원으로 판매한다.
이마트 또한 자체 마진을 최소화하며 시세에 대응할 계획이다. 할인행사는 이르면 오는 금요일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계획된 행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통업계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김치 가격 부담 완화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김치 원료 공급 단지를 조성해 배추를 비롯한 원·부재료의 수급 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김치 생산 여건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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