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운전’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 '남매의 난' 경영권 분쟁에서도 밀리나

재계 / 이석호 / 2021-06-03 15:36:01
구 부회장, '보복운전'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4일 아워홈 '늑장 주총'서 경영권 분쟁 예상...향방은?

‘보복운전’으로 재판에 넘겨진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며 여론의 따가운 질책이 쏟아지는 가운데, 오는 4일 열리는 아워홈 정기 주주총회에서 남매 간 경영권 분쟁이 예고돼 향방에 이목이 집중된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주진암 부장판사는 특수재물손괴·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구 부회장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 9월 5일 서울 강남구 학동사거리 인근 도로에서 운전 중 A 씨의 차량이 끼어들자 뒤쫓다가 앞지른 뒤, 급정거해 추돌을 일으킨 후 사고 현장에서 도주했다.

이에 A 씨는 10여분 추격 끝에 구 부회장을 앞질러 막아서며 차량에서 내려 몸으로 도주를 제지했지만, 구 부회장이 그대로 차를 몰아 A 씨를 치고 간 혐의도 받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했고, 피해의 정도가 무겁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피해자가 원만히 합의해 처벌을 원하고 있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형량 배경을 설명했다. 

 

▲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구 부회장은 이 같은 범법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경영자로서 자질 논란을 불러일으켰을 뿐 아니라 형제들과 경영권 다툼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돼 사면초가 상황에 몰려 있다.

3일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아워홈은 오는 4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구 부회장 측과 형제간 경영권 공방이 불거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구 부회장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3남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외아들로 미현·명진·지은 등 세 명의 여자형제가 있다.

구 부회장이 아워홈 지분 38.56%를 보유해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있으며, 미현·명진·지은 자매가 각각 19.28%, 19.6%, 20.67%를 가지고 있다. 만약에 세 자매가 뜻을 함께하면 구 부회장의 경영권 유지가 어려운 지분 구조다.

특히, 형제 중 막내인 지은 씨는 구 부회장과 아워홈 경영권을 두고 마찰을 빚어왔다.

지은 씨는 지난 2004년 아워홈에 입사한 후 남매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해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던 범LG그룹 일가에서 주목을 받았다. 2015년에는 부사장에 오를 정도로 후계자로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였지만 몇 개월 만에 자리에서 내려와 뒷얘기가 무성했다.

이후 2016년 초 경영에 복귀했지만 같은 해 6월 오빠인 구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향후 ‘남매의 난’이 벌어질 불씨를 남겼다.

지은 씨는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대표를 맡아오던 캘리스코에 2016년 다시 복귀했다. 캘리스코는 아워홈에서 2009년 물적 분할한 외식업체로 일식전문 브랜드 ‘사보텐’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돌연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언니인 명진 씨가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지은 씨와 명진 씨는 각각 캘리스코 지분 46%, 35.5%를 보유 중이다.

구 부회장과 지은 씨는 지난 2017년 경영권 분쟁을 본격화한 이후 최근까지 계속해서 갈등을 보여 왔다. 2019년에는 명진 씨까지 가세해 구 부회장 측과 공방을 펼쳤다. 당시 장녀인 미현 씨가 구 부회장 편에 서면서 지은 씨 측은 힘을 잃었다. 

 

▲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올해 주총에서도 미현 씨가 구 부회장의 손을 들어줄지는 미지수다. 구 부회장이 이번 보복운전 행위로 회사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킨 데다 지난해 사상 처음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경영 능력마저 의심 받는 등 경영자로서 자질 문제가 불거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구 부회장이 지난해 아워홈 정기 주총에서 결의된 이사보수 연간 한도(60억 원)를 본인을 포함한 이사들에게 초과 집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불법성 논란에 불을 붙였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정기 주총에서 이사보수한도를 150억 원으로 대폭 상향하는 안을 상정해 밀어붙이려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이번 ‘늑장 주총’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상법 및 회사 정관상 당초 지난 3월에 열렸어야 할 정기 주총이 6월에 개최되는 것도 구 부회장 측 과오라는 주장이다. 이번 주총은 일부 주주들이 일정이 지연되는 데 문제제기를 하면서 임시주총 소집에 대한 소송을 제기해 법원의 명령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범LG그룹인 아워홈은 삼성웰스토리에 이어 단체급식 시장 점유율 2위 업체로 지난 2019년 1조 7296억 원의 매출액을 거뒀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아워홈은 LG·LS그룹 계열사와 수의계약으로 올린 매출이 지난해에만 2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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