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 사업 재정비 속 해외 부진 '고심'
[메가경제=정호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치킨 회동 이후 BBQ와 BHC 등 국내 프랜차이즈의 해외 시장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공식 스폰서로 참여한 교촌치킨은 저조한 가맹점 확대와 부진한 해외 실적이라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치킨 브랜드들은 글로벌 매장 확대를 통해 K-치킨의 세계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해외에서 한국식 치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BBQ와 BHC 등 주요 브랜드의 소비 확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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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BBQ] |
BBQ는 최근 콜롬비아 현지 기업 '베베쿠사(Bebeku Inc.)'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베베쿠사는 뉴욕을 시작으로 QSR(퀵서비스레스토랑)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콜롬비아는 약 5340만명이 거주하는 남미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국가로, 젊은 층의 외식 수요와 글로벌 브랜드 선호도가 높다. 이번 진출로 BBQ는 캐나다, 파나마, 바하마 등 57개국에 진출하게 됐다. 현재 해외 매장은 약 700개, 이 중 미국 32개 주에 250여 개 매장이 운영 중이다.
BBQ는 최근 윤두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해외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81년생인 윤 대표는 2003년부터 BBQ 해외사업 실무를 맡아 미국과 일본에서 현지 시스템을 구축했고, 캐나다 법인장을 역임하며 해외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BHC 역시 미국, 캐나다, 홍콩, 대만 등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지난 9월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부킷잘릴 지역에 '파빌리온점'을 오픈했다.
또 지난 7월에는 필리핀 최대 쇼핑몰 운영사 SM 슈퍼몰스와 입점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앞서 현지 리테일 기업 '수옌코퍼레이션(Suyen Corporation)'과 맺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의 후속 조치다.
BHC는 '뿌링클', '맛초킹' 등 현지 입맛에 맞춘 메뉴를 선보이고 있으며, 밥과 치킨을 함께 제공하는 콘셉트 메뉴도 도입했다. 특히 말레이시아 대표 음식인 '나시르막'에서 착안한 삼발 소스를 곁들인 후라이드 치킨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동남부 지역 신규 매장을 지속적으로 확대 중이다. 캘리포니아 LA와 샌디에이고의 직영점 운영을 통해 시장 적합성을 검증한 뒤, 샌디에이고 2호점을 추가 오픈했다. 앞서 조지아주 귀넷카운티, 스와니, 돌루스 등 5개 지역과 가맹 계약을 맺으며 세를 넓혀가고 있다.
반면 교촌치킨은 해외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15년 일본 도쿄 롯폰기 1호점을 열었지만, 매출 부진으로 9개월 만에 철수했다. 일본 시장 내 이미 자리 잡은 가라야케·야키토리 등 닭고기 문화 속에서, 한국식 배달 중심 운영 방식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2007년 첫 해외 매장을 낸 이후 18년째 뚜렷한 성과가 없다. 교촌에프앤비의 미국 법인 '‘Kyochon USA Inc.'는 지난해 영업손실 27억원을 기록했으며, 중국 법인에서도 상반기 6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최근에는 캐나다 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효율화 작업에 나섰다.
교촌에프앤비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미드윌셔 지역 매장을 새 단장하며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BBQ와 BHC는 올해 해외 매출이 2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될 만큼 시장 안착에 성공한 반면, 교촌치킨은 현지화 실패로 손실이 커지고 있다"며 "재정비를 통한 효율화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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