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과제 속 "기업문화 혁신과 장기 성장전략 필요"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일본의 기업문화가 한국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것은 옛말입니다. 초고령사회 속 정책 혁신과 장기적 비전으로 저성장을 탈피하고 있는 일본에서 우리 금융의 해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장)
![]() |
▲18일 우리금융연구소는 우리은행 본점 시너지홀에서 ‘일본 경제 연구를 통한 한국경제와 금융이 직면한 위기 해법’에 대한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메가경제] |
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빠르게 변화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금융사들의 고심이 짙어지고 있다.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장은 ‘미리 가본 우리의 미래’인 일본을 통해 한국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들여다봤다고 알렸다.
18일 우리금융연구소는 우리은행 본점 시너지홀에서 ‘일본 경제 대전환’ 도서 출판을 기념해 ‘일본 경제 연구를 통한 한국경제와 금융이 직면한 위기 해법’에 대한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박정훈 연구소장은 일본 3대 금융그룹(MUFG·SMFG·미즈호)의 부활 이유를 놓고 ▲글로벌 사업 성장 ▲비은행 전략 ▲핀테크 육성 등을 꼽았다.
박 연구소장은 “2021년과 비교해 2024년 일본 3대 금융그룹의 주가는 2.6배에서 3.0배 성장했다”며 “이는 주주환원 확대 등 원인도 있지만 글로벌 사업의 실적 증가가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해당 금융그룹의 전체 총영업이익 중 해외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15%에서 50%로 크게 늘었다. 동남아시아 현지 대형은행의 지분 인수에 주력하는 한편 비은행 및 핀테크에 대한 투자도 추진했기 때문이다.
또한 비은행 전략으로 일본은 신탁은행을 상업은행과 별도로 운영한다. 박 소장은 “일본의 번화가인 시부야 도큐플라자 백화점 5층 라이프라운지에는 일본 3대 신탁은행 중 하나인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이 들어서있다”며 “고령자들이 사전예약 없이 들러 금융업무를 보고 상담도 받을 수 있는 신탁은행 창구를 백화점에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핀테크 산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했다. MUFG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일본 내에서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핀테크 관련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박 소장은 “일본은 핀테크 산업과 관련해 규모가 큰 투자는 지주나 은행이 참여하도록, 스타트업 투자는 캐피탈인 기업형 밴처캐피탈(CVC)가 담당하도록 이원화했다”며 “단순 문어발식 투자가 아닌 투자대상 기업과의 시너지를 우선순위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외에도 육아휴직, 부업 및 겸업을 활성화하는 정책 등 인구변화에 따른 대응이 금융기업 문화의 혁신을 만들어낸 원동력”이라며 “장기 불황 속 아베노믹스 정책(대규모 금융완화, 적극적 재정정책, 획기적 성장전략)과 투자 중심 생태계의 합이 맞아떨어지며 금융산업의 부활을 이끌었다”고 봤다.
![]() |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국은 90% 수준에서 유지되는 예대율을 바탕으로 여전히 자국 내 이자수익의 비중이 높은 게 현실”이라는 공감대가 오고 갔다. [사진= 메가경제] |
한편 간담회에서는 “한국은 90% 수준에서 유지되는 예대율을 바탕으로 여전히 자국 내 이자수익의 비중이 높은 게 현실”이라는 공감대가 오고 갔다.
박 소장은 “기반이 견고한 일본 금융그룹도 가시적 성과를 얻기까지 10년 이상이 소요된 만큼, 국내 금융그룹도 장기적 관점으로 경쟁력을 강화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