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보다 수출은 늘었지만 수입이 훨씬 더 많이 증가하면서 8월 들어 20일까지 무역적자가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34억24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늘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수입액은 436억41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2.1%나 증가했다. 수입 증가율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수출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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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들어 20일까지 수출이 1년 전보다 4% 가까이 증가했지만, 수입 증가율은 20%를 웃돌아 이 기간 무역적자가 100억달러를 넘었다. 사진은 22일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부산=연합뉴스] |
이로써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102억1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적자(35억7900만달러)의 거의 3배에 달하고, 이달 1∼10일 적자 규모(76억7700만달러)보다도 훨씬 커졌다. 지난달 같은 기간(7.1~20)의 적자 규모(82억400만달러)보다 25%나 많다.
이에 따라 8월 전체로도 무역적자 가능성이 커졌다. 이대로라면 월간 무역수지는 14년여만에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올해 무역수지는 지난 1월(-49억500만달러)에 이어 4월(-24억7600만달러), 5월(-16억달러), 6월(-24억8700만달러), 7월(-48억500만달러)에 적자를 기록해 4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이달까지 5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하면 2007년 12월∼2008년 4월 이후 14년여만에 처음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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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1~20일 주요국가 수출입 통계(속보치). [관세청 제공] |
특히, 이달에도 대중 무역수지 적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달 1∼20일 중국과의 무역수지는 6억6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대중 무역수지 4개월 연속 적자라면 한중 수교가 맺어진 1992년 8월 이후 첫 기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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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입 실적. [그래픽=연합뉴스] |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전체 누적 무역적자는 254억7000만달러에 달한다. 수출이 444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8%(537억6천만달러) 늘었으나 수입이 470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2%(947.3억달러)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달 1~20일 조업일수는 15.5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일)보다 0.5일 더 많았다. 일평균 수출액은 21억6천만달러로 1년 전보다 0.5%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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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1~20일 주요품목 수출입 통계(속보치). [관세청 제공] |
주요 품목별 수출 동향을 보면 석유제품(109.3%)을 비롯해 승용차(22.0%), 자동차 부품(8.9%), 선박(15.4%), 가전제품(15.0%) 등의 수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반면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7.5% 감소했고, 무선통신기기(-24.6%), 컴퓨터 주변기기(-32.8%), 정밀기기(-1.3%), 철강 제품(-0.5%) 등도 수출이 줄었다.
이달에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감소한다면, 월간 기준으로 2020년 6월 이후 2년 2개월만의 기록이 된다.
주요 수출 상대국별로 보면, 미국(0.8%), 유럽연합(EU·19.8%), 베트남(2.2%), 싱가포르(115.7%) 등으로의 수출은 늘었으나 중국(-11.2%), 일본(-6.3%), 홍콩(-45.0%) 등으로의 수출은 줄었다.
이달 20일까지 수입현황을 주요 품목별로 보면 원유(54.1%), 반도체(24.1%), 가스(80.4%), 석탄(143.4%), 승용차(44.3%), 반도체제조장비(11.8%) 등의 수입액은 증가했다.
3대 에너지원인 합계 수입액은 124억8800만달러나 됐다. 원유 수입액이 72억4400만달러였고, 가스와 석탄 수입액은 각각 31억800만달러와 21억3600만달러였다. 3대 에너지원 합계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73억100만달러)보다 71.0%나 크게 늘었다.
주요 수입국별을 보면, 중국(14.2%), 미국(18.8%), 사우디아라비아(99.2%), 호주(13.0%) 등으로부터의 수입은 늘었으나 EU(-2.0%), 일본(-1.7%), 러시아(-39.2%) 등으로부터는 줄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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