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공개매수신고서 허위 기재 및 부정거래 혐의 제기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검찰이 유상증자 과정에서 부정거래를 한 의혹을 받는 고려아연과 당시 주관사인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23일 법조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오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고려아연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압수수색 대상은 본사를 비롯한 사무실 6곳과 주거지 5곳 등 총 11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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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사진=연합뉴스] |
검찰은 사전에 양사에 압수수색 계획을 통보했으며, 컴퓨터와 관련 서류 등 자료 확보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사는 지난 1월 금융감독원이 해당 사안을 패스트트랙(신속 수사전환)으로 이첩하면서 본격화됐다.
사건의 발단은 10월 고려아연이 영풍과의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한 직후 유상증자를 결정한 데 있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기간 중 이미 유상증자 계획을 수립하고도 이를 제때 공시하지 않았다며 공개매수신고서 허위 기재 및 부정거래 혐의를 제기했다. 고려아연은 이후 금융당국의 정정 요구를 받고 같은 해 11월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했다.
금감원은 유상증자와 공개매수 과정에 관여한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을 상대로 거래 전반의 검토 및 적정성 여부를 조사해왔다. 금융감독원은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가 끝나기 전에 유상증자를 계획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공시하지 않았다며 공개매수신고서 허위 기재와 부정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자사주를 매수해 소각한 후 유상증자로 상환할 계획을 세웠음에도 공개매수 신고서에 이를 기재하지 않은 게 부정거래에 해당하는지를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주관사이자 유상증자 대표 모집주선인인 미래에셋증권, 공동 모집주선회사인 KB증권의 위법행위도 살펴보고 있다.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오늘 오전 검찰에서 고려아연 유상증자 관련 조사를 위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이후 고려아연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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