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지속세 속, 실속·가성비 제품 늘어나
[메가경제=정호 기자] 올해 역대급 무더위가 찾아온 가운데 오는 20일 초복을 대비하는 유통가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올해 초복의 트렌드는 고물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저렴하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들이 주를 이룬 모습이다. 종류 또한 델리(즉석식품)부터 HMR(가정간편식)으로 다양화됐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여름철 '치맥 소비' 증가와 함께 초저가로 소비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4000원대 치킨을 구매하기 위한 '오픈런'이 벌어지기도 했다. 치킨뿐 아니라 생닭과 수박 모두 물가 대비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으며, 소가구 시장을 겨냥한 HMR 제품 출시에 힘을 쏟는 등 변화가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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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이마트 매장에서 판매되는 생닭 제품들.[사진=이마트]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살펴보면 지난 14일 기준 전통시장 내 수박 한 통의 평균 소매 가격은 3만327원을 기록했다. 폭염으로 인한 소비 급증, 잦은 비 소식에 생육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닭고기도 수요 증가와 무더위에 따른 폐사율 증가로 공급 불안이 우려되고 있다. 닭고기 가격은 이달 초 킬로그램(kg)당 5843원으로 전년 대비 3.4% 하락했지만 급변 조짐이 관측되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소비 수요에 증가 맞춰 할인 혜택으로 '생닭 두 마리'를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행사 카드 결제 시 3980원으로 판매한다. 수박 한 통은 이날 9900원으로 판매한다. 간편식 삼계탕은 오는 18일까지 신세계포인트 적립 시 3980원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이 가격은 10년 전 '초복 행사' 대비 더 저렴한 수준이다.
롯데마트는 삼계탕용 냉동 육계를 1인당 한 마리 구매 제한으로 1590원에 판매하며 경쟁에 나섰다. 이날부터 이튿날까지 진행되는 행사에서는 '하림 냉동 영계' 행사 카드 결제 시 반값으로 구매할 수 있다. 국산 냉장 '영계 두 마리'는 행사 카드로 결제 시 40% 할인된 가격인 7000원 미만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자체 HMR 상품인 '요리하다X지호 들깨삼계탕'과 '요리하다 진한 능이백숙', '요리하다 수삼 삼계탕' 등 3종 제품은 두 개 이상 결제 시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보양식 선호도가 다양화 되며 대형마트 델리 코너 또한 구색을 강화했다. 이마트에서는 불도장, 건가복, 산라탕 등 보양식을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복장어 초밥, 보양 장어덮밥, 보양 관자덮밥 등 제품을 판매한다.
2024년 기준 1인 가구가 전체 가구 중 42%로 비중이 커지며 HMR 보양식 시장도 경쟁이 과열될 전망이다. 실제 HMR 시장은 2013년 1조6000억원 수준에서 2022년 5조40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성장했다.
CJ제일제당은 외식 삼계탕 평균 판매가 대비 20% 저렴한 '비비고 들깨누룽지 삼계탕'을 선보이며 경쟁에 나섰다. 하림은 간편식 브랜드 '더미식'의 라인업으로 '닭다리 삼계탕'을 출시하며 맞서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록적 폭염이 강타하면서 수박과 육계 등 구매 비용 부담이 증가하면서 몸보신 문화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다양해지며 이 부담은 차츰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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