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가능성 높아져…LG전자, 미국 반도체 기업과 협력 강화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뒤처져 위기감을 느끼는 LG전자가 최근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력 강화해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미국의 AI·반도체 패권 시대인 IT팍스아메리카나에 편승하려는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메가경제 취재 결과 감지된다.
지난 21일 LG전자는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인텔코리아,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온디바이스 AI 챌린지’ 출범식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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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함께 국내 온디바이스 AI 스타트업 발굴에 나선다. [사진=LG전자] |
LG전자가 중기부, 인텔,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온디바이스 AI 기술 발굴에 나선다는 명목이지만, 일각에서는 LG전자가 IT팍스아메리카의 최대 수혜자가 될 두 기업과의 동맹을 위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IT팍스아메리카는 미국의 AI·반도체 패권 계획을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 팍스아메리카에 빗댄 용어이다.
최근 미국 정부는 미중 무역전쟁 차원을 넘어 ‘반도체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노골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반도체를 사실상 ‘전략물자’로 삼은 모양새다.
특히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2월 21일(현지시간) 열린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 2024’에서 “대만과 한국에 넘어간 반도체 주권을 미국이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화답해 팻 겔싱어 인텔 CEO는 “20% 수준인 미국의 반도체 제조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해 미국 정부는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70조원 규모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주는 반도체 지원법을 시행하는 한편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미국 기업 간의 AI 생태계를 형성하는데 물심 양면으로 돕고 있다.
이에 발맞춰 LG전자는 올해 2024년 노트북 제품에 AI 연산 기능을 특화한 인텔 프로세서를 적용했고, 인텔과 MS와 함께 한국 스타트업 기업의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발굴하기로 했다.
때마침 LG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차기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의 압승이 예상되면서 더욱 예의주시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 공장을 세우는 대가로 보조금 및 세액 공제 혜택을 받는 칩스법을 없애고, 자국 반도체 산업 제일주의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LG전자는 미국 정부 그리고 인텔, MS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주도할 IT팍스아메리카나로의 합류가 예측되는 만큼 수혜주로 각광 받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최첨단 가전기기 원천 기술을 갖고 있지만 인공지능(AI) 시대에 있어 정점이 아닌 고객들의 다양한 경험을 연결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을 표방한다. 그렇기에 미국 반도체 패권주의에 도전하는 기업이 아닌 협업할 기업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당사는 AI 기능들을 많이 강조하고, 고객들의 니즈도 많기에 인텔이나 스타트업 등과 협력해 해당 기술들을 융합 시키려 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잘 모르겠으며 설령 되더라도 당사가 엄청난 수혜를 입을 지는 말하기 힘들 것 같다. 그러나 미국에서 LG전자에 우호적인 산업 환경이 구축된다면 당연히 좋을 것 같긴 하다”고 메가경제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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