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브랜드 잇따라 계약 만료... 제휴 경쟁 가열
[메가경제=신승민 기자] 카드업계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시장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현대카드와 독점 제휴를 맺고 있던 주요 브랜드들의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타 카드사들은 각기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PLCC 동맹 체제 구축에 나서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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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카드가 기존 현대카드와 독점 제휴를 맺고 있던 배달의 민족과 손을 잡고 PLCC를 출시했다. [사진=신한카드] |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배달의민족과 새롭게 손을 잡고 ‘배민 밥친구 신한카드’를 출시했다. 배민 주문 시 이용 금액의 5% 기본 할인과 전월 실적에 따라 최대 3만원의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배달의민족은 기존에 현대카드와 독점 제휴를 맺고 있었지만 계약 만료 후 신한카드를 새로운 파트너로 삼았다. 앞서 삼성카드도 현대카드와의 독점 제휴가 종료된 스타벅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연내 PLCC 출시를 예고했다.
현대카드는 지난 2015년 PLCC를 도입한 이후 굵직한 브랜드와의 독점 제휴를 통해 PLCC 시장의 80%에 달하는 점유율을 유지하며 업계를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주요 브랜드의 이탈이 본격화되면서 독점 주도권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배달의 민족과 스타벅스 이 외에도 현재 현대카드가 독점 제휴를 맺고 있는 네이버, 무신사, 올리브영, 이마트, 대한항공 등 주요 브랜드와의 계약 역시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종료될 예정이라, 향후 카드사들의 PLCC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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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카드가 새마을금고와 제휴를 맺고 출시한 PLCC 'MG+S하나카드' [사진=하나카드] |
카드사들은 발빠르게 PLCC 라인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스타필드, 카카오뱅크와 각각 첫 PLCC를 출시했다. ‘스타필드 신한카드’는 하남, 고양, 안성, 수원, 코엑스몰 등 스타필드 매장에서 결제 시 10% 할인을 제공하며, ‘카카오뱅크 줍줍’은 이용금액 최대 2% 할인에 월 4만원 한도 캐시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카드는 올해 한국철도공사, 삼성라이온즈와의 제휴를 통해 PLCC 라인업을 강화했다. 최근에는 스타벅스를 확보한 데 이어 국내 카드사 중 최초로 럭셔리 호텔 브랜드 ‘반얀트리 호텔 앤 리조트’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쿠팡과 손잡고 출시한 ‘쿠팡와우카드’가 누적 100만 장을 돌파하면서, PLCC 시장 점유율 6%로 성장해 현대카드에 이은 2위 수준이다.
이 외에도 우리카드는 갤러리아와, 하나카드는 당근마켓·MG새마을금고와 제휴하며 우군을 확보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롯데 계열사를 중심으로 PLCC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PLCC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브랜드 락인(Lock-in) 효과를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각종 규제 강화로 인해 카드사 본업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PLCC는 효과적인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카드가 단기간 실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요인으로 PLCC 전략을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카드사 수익성이 대부분 악화된 가운데 현대카드만 유일하게 순이익 1.0%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선방했으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카드사 중 신용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상품경쟁력 강화에 따른 신용판매 취급액 및 회원수 증가로 영업수익,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성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는 고객이 어떤 브랜드를 쓰느냐에 따라 카드사를 선택하는 시대”라며 “앞으로 PLCC 제휴는 카드사 간 경쟁의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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