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고용 증가세 둔화…中企·소상공인 지원 필요"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 그룹의 고용 규모가 1년 새 3만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과 현대차는 고용을 확대하며 ‘10만명 클럽’을 유지한 반면, SK와 LG는 고용 인원이 감소하며 대조를 이뤘다.
기업분석 전문기관 한국CXO연구소는 1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지정한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 92곳의 2023년~2024년 고용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국내 계열사 수는 총 3301곳으로,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직원 수는 187만234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83만9299명) 대비 3만3047명(1.8%)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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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2개 그룹 고용현황. |
고용 규모 상위 그룹 중 삼성은 지난해에도 6477명을 추가 채용하며 총 고용 인원이 28만4761명에 달했다. 2017년 이후 7년 연속 고용 증가세를 이어가며 ‘고용왕’ 자리를 공고히 했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처음으로 20만명대를 돌파했다. 현대차(7만5409명)와 기아(3만6338명) 등 국내 계열사 전체 직원 수는 총 20만3915명으로, 전년 대비 6188명 증가했다. 고용 규모는 2020년 16만6925명에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쿠팡·한진, 1만명 이상 대규모 고용…M&A 효과 뚜렷
가장 큰 폭으로 고용이 증가한 그룹은 쿠팡으로,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인력이 1년 새 1만4050명(20.9%) 증가해 총 7만8159명을 기록했다. 그룹 전체 고용도 9만9881명으로 1만5179명 늘었다.
한진그룹도 아시아나항공(7774명), 에어부산(1462명) 편입 효과로 전년 대비 1만3092명 증가한 4만1470명을 기록했다. 이외 고용이 1000명 이상 늘어난 그룹은 ▲HD현대(2834명↑) ▲CJ(2780명↑) ▲한화(2378명↑) ▲한국앤컴퍼니(2343명↑) ▲이랜드(2191명↑) ▲동국제강(1827명↑) 등 8곳이다.
반면 SK그룹은 리밸런싱과 계열사 매각 등의 영향으로 고용 인원이 6649명 줄어든 10만8301명으로 나타났다. 2022년 정점 대비 2년 새 약 1만6000명이 줄어든 셈이다.
LG그룹도 2022년 15만6775명에서 작년 14만9459명으로 2년 연속 고용이 줄었다. 특히 LG이노텍(2609명↓), LG디스플레이(2225명↓) 등 일부 계열사 인력 감축이 영향을 미쳤다. 고용 감소율은 3.5% 수준이다.
작년 기준 직원 수가 1만명을 넘는 ‘고용 만명 클럽’에는 총 30개 기업이 포함됐다. 단일 기업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12만3411명으로 독보적 1위였으며, 이어 ▲쿠팡풀필먼트서비스(7만8159명) ▲현대차(7만5409명) ▲기아(3만6338명) ▲LG전자(3만6005명)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고용 상위 10위권 기업에는 이마트,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SCK컴퍼니(스타벅스코리아 운영사),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름을 올렸다.
고용 증가율 기준으로는 한진과 동국제강이 각각 46.1%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쿠팡(17.9%) ▲셀트리온(15.5%) ▲이랜드(14.5%) ▲두나무(13.7%) ▲크래프톤(13.1%) ▲엠디엠(12.4%) ▲하이브(11.6%) 순으로 고용이 빠르게 증가했다.
한편 92개 대기업 집단의 전체 고용은 작년 기준 국내 고용보험 가입자(1536만4809명)의 12.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고용의 약 88%는 여전히 중소·중견기업, 자영업 등 비대기업군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대기업은 우리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고용 측면에서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적·금융적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고용 확대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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