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공개 여부 따라 소비자 구매 결정될 듯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 등 자사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면서, 이같은 조치가 업계 전체로 확대될지 주목되고 있다. 현대차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공개는 투명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홈페이지를 통해 현대차 10종과 제네시스 3종 등 13개 전기차 모델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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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6 [사진=현대자동차] |
이는 지난 1일 발생한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 원인을 제공한 벤츠 준대형 전기 세단 EQE 사건으로 촉발된 전기차 포비아를 진화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실제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에도 언론이나 고객 문의가 있을 시 배터리 정보를 공개했는데 이번 사건으로 문의가 많아 접근성을 더 높인 차원에서 아예 홈페이지에 전면 공개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에만 중국산 CATL 배터리를 탑재했고, 나머지는 전부 국내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제품을 사용했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은 삼원계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는 만큼 이를 보완한 안전 기술 개발에 매달려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04년 세계 최초로 세라믹이 코팅된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을 개발해 양산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모듈과 팩에 쿨링 시스템을 적용해 열이 전이되는 것을 원천 차단한다.
SK온은 분리막을 지그재그 형태로 쌓아 올리는 ‘Z-폴딩’ 공법으로 배터리 셀이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양극과 음극 접촉 가능성을 차단해 화재 발생 위험을 낮추는 기술을 도입했다.
현대차의 이 같은 선제적 대응에 KG모빌리티도 토레스EVX 출시 당시 BYD에서 공급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했다고 공개했고, 기아도 조만간 홈페이지 등에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BMW를 제외한 수입차 업체들은 배터리 제조사 비공개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토교통부가 곧 국내 완성사 및 수입사를 대상으로 배터리 정보를 전제로 구매 보조금 지급에 차별성을 둘 것으로 전해지면서, 수입차 업체들의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정보 공개는 국내 전기차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배터리 제조사 공개는 향후 전기차 구매 결정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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