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 피해자들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에 공개서한을 보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억만장자 순위 등재 적정성과 자산 평가 방식에 대한 재검토를 공식 요청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포브스에 전달한 서한에서 "김병주 회장과 MBK파트너스에 대한 평가가 단순한 자산 규모나 투자 성과를 넘어 사회적 책임과 공적 영향력까지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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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
비대위는 홈플러스가 MBK파트너스의 핵심 투자 사례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인수하며 국내 사모펀드(PEF) 업계 최대 규모 인수합병(M&A) 가운데 하나를 성사시켰다. 이후 MBK는 대형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을 유치하며 아시아 대표 바이아웃 펀드로 성장했다.
비대위는 "홈플러스는 단순한 투자 대상이 아니라 MBK파트너스의 평판과 펀드레이징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 상징적 투자"라며 "성공 당시에는 MBK 성장의 기반으로 활용됐지만, 현재는 투자자와 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안긴 사례가 됐다"고 주장했다.
피해 규모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 관련 전체 피해 규모는 약 4019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개인 및 중소법인 투자자 피해액은 약 2075억원이며 피해자는 676명으로 집계됐다. 해당 상품은 만기 3개월 수준의 단기 저금리 채권으로 판매됐으며, 투자자 상당수가 은퇴자금과 주택구입 자금, 치료비 등을 운용하던 일반 금융소비자였다.
서한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병주 회장의 발언도 문제 삼았다. 당시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 상당 부분이 비상장 기업 가치에 기반하고 있어 즉시 현금화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
비대위는 "포브스가 평가하는 거대한 자산이 억만장자 순위 산정의 근거가 된다면,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는 상황에서도 그 자산의 실질성과 활용 가능성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포브스에 ▲김병주 회장의 억만장자 순위 등재 적정성 재검토 ▲비상장 자산 가치평가 및 유동성 한계에 대한 명확한 설명 ▲홈플러스 회생 사태와 투자자 피해를 향후 인물 평가에 반영 ▲피해자 의견 청취 등을 요청했다.
비대위는 "부의 규모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경제적 영향력과 사회적 책임을 수반한다"며 "이번 요청은 부 자체를 문제 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책임과 투명성,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비대위가 포브스에 보낸 서한문 전문이다.
마이클 병주 김 및 MBK파트너스에 대한 포브스 평가의 보다 엄정한 재검토 요청
저희는 대한민국의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이 편지를 드립니다. 영문 명칭은 Homeplus Purchase-Receivables Asset-Backed Short-Term Bond Victims Emergency Committee입니다.
저희는 포브스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억만장자 순위와 관련 인물 평가에서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재검토해 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드립니다. 최소한 그의 순자산, 공적 평판, 사업적 유산을 평가함에 있어 보다 엄정하고 신중하며 사회적 책임을 반영한 기준을 적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에게 주변적이거나 부수적인 투자가 아니었습니다. 홈플러스는 2013년에 펀드레이징된 MBK파트너스 제3호 펀드의 주요 포트폴리오 투자 중 하나였고, 당시 제3호 펀드는 북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사모펀드 가운데 최대 규모급 펀드로 널리 평가되었습니다. MBK가 2015년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인수한 거래는 대한민국 사모펀드 역사상 가장 크고 주목받은 인수합병 중 하나였습니다. 이 거래는 MBK파트너스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바이아웃 운용사로 평판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한 평판은 이후 MBK의 펀드레이징 성공에도 기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홈플러스 인수 이후 MBK파트너스는 제4호, 제5호 등 더 큰 규모의 플래그십 펀드를 조성했고, 해외 공적연기금과 국부펀드를 포함한 주요 글로벌 출자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홈플러스는 단순한 투자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가 국제적 위상을 확대하는 데 활용된 평판의 기반 중 하나였습니다.
저희는 또한 이러한 대형 거래를 통해 형성된 평판이 김병주 회장 개인의 부와 지위에 대한 대중적 인식, 나아가 글로벌 자산가 순위 등재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심각한 모순이 드러났습니다. 한때 MBK파트너스의 평판을 높이는 데 기여했던 바로 그 거래가 이제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투자자, 노동자, 납품업체, 소상공인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안긴 사건이 되었습니다.
홈플러스 사태는 단순한 투자 실패가 아닙니다. 홈플러스는 2025년 3월 4일 투자자들에게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습니다. 그 신청은 기습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손실이 돌이킬 수 없게 되기 전에 자신들의 자금을 보호하거나 회수하거나 위험을 판단할 의미 있는 기회조차 갖지 못했습니다.
2026년 현재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 투자자들의 전체 피해금액은 약 4,019억 원이며, 이는 2025년 3월 4일 환율 기준 약 2억 7,560만 달러, 현재 환율 기준 약 2억 6,480만 달러에 해당합니다. 이 가운데 개인 및 중소법인 투자자 피해액은 약 2,075억 원이며, 이는 2025년 3월 4일 환율 기준 약 1억 4,230만 달러에 해당합니다. 개인 피해자는 676명입니다.
이들 개인 피해자들에게 이 돈은 투기성 자금이 아니었습니다. 평생 모아온 노후 은퇴자금, 자녀 결혼자금, 주택구입자금, 중대한 질병 치료를 위해 마련해 둔 돈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생계자금이었습니다.
피해자들이 투자한 상품은 3개월 만기의 단기 저금리 채권이었습니다. 피해자들은 고위험 고수익 상품을 찾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대형 증권사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믿고, 안전하게 자금을 운용하고자 했던 평범한 금융소비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피해자들은 단 한 푼도 반환받지 못했습니다. 이제 피해자들은 원금 전액을 잃을 수 있는 현실적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2025년 김병주 회장은 대한민국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그는 증인선서를 한 뒤 사재 출연 문제와 자신의 재산을 현금화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평가된 재산의 상당 부분이 비상장 회사의 가치에 묶여 있어 즉시 현금화할 수 없고, 단순히 주식을 팔아 개인 재산으로 전환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발언은 한국 언론에 보도되었고, 대한민국 국회 공식 회의록에도 명확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발언의 맥락은 매우 중요합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로 공개적으로 인식되는 MBK파트너스의 회장인 김병주 회장에게, 홈플러스를 살리고 이 사태로 인한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사재 출연에 나설 것을 권고했습니다. 국회의원들은 한국의 다른 재벌이나 대기업에서 기업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지배주주나 대주주가 개인 자산을 내놓거나 특별한 자구책을 마련했던 전례도 언급했습니다.
국회의원들의 요구는 단순한 감정적 요구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김병주 회장이 홈플러스 위기에 대해 도덕적 책임, 경영 책임, 경제적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인식에 기초한 것이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사람이 그에 걸맞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한다는 요구이기도 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의미 있는 사재 출연이 사회적 피해를 줄이고, 이 사건을 둘러싼 법적·평판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김병주 회장은 자신의 부가 대부분 비상장 회사의 가치에 묶여 있어 쉽게 현금화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답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의 부가 세계적 지위와 공적 명성을 세우는 데 사용될 때는 실질적인 것으로 취급되었지만, 피해자와 국회와 국민이 책임을 요구하는 순간에는 같은 부가 접근하기 어렵고 실제 자금으로 전환하기 어려운 것처럼 설명된 셈입니다.
바로 이 모순 때문에 포브스는 김병주 회장에 대한 평가를 재검토해야 합니다. 포브스의 김병주 회장 자산 평가가 정확하다면, 대중은 포브스가 한국의 최고 자산가 중 한 명으로 소개한 인물이 왜 자신이 이끄는 회사가 지배한 주요 포트폴리오 기업의 위기에서 더 큰 책임을 지지 못하는지 물을 권리가 있습니다. 반대로 그 부가 상당 부분 비유동적이고 불확실하며 비상장 회사 가치평가의 가정에 의존하는 것이라면, 포브스는 그 한계를 명확히 밝히고 그의 순자산을 어떻게 제시할 것인지 재검토해야 합니다.
김병주 회장은 또한 자신이 홈플러스 경영 의사결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해 왔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이 주장이 책임 문제에 대한 충분한 답변이 될 수 없다고 봅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지배주주였고, 김병주 회장은 MBK파트너스의 창업자이자 회장입니다. 홈플러스는 MBK의 평판과 펀드레이징 신뢰도를 높인 상징적 투자였습니다. 성공할 때는 그 투자가 MBK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근거가 되고, 실패하여 평범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안길 때는 다른 사람의 책임이 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더 중요하게는, 부의 순위는 책임의 문제와 분리되어서는 안 됩니다. 자산의 많고 적음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단순한 개인 재산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권력과 사회적 영향력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자산가 순위는 돈의 숫자만 금속탐지기처럼 추적하는 방식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그 자산이 어떤 과정에서 축적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금융소비자와 노동자, 협력업체와 사회에 어떤 피해를 남겼는지까지 엄정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축적 과정의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반영하는 것이야말로 포브스 평가의 권위와 신뢰를 지키는 최소한의 기반이라고 봅니다. 로이터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고, 법원 관련 검토에서 홈플러스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한국 검찰이 MBK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사전에 알고도 채무 발행을 승인했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매우 중대한 공적 사안입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 이후 대한민국에서 김병주 회장의 도덕적 평판은 급격히 추락했습니다. 김병주 회장과 MBK파트너스에 대한 국민적 신뢰와 평판은 심각하게 훼손되었습니다. 많은 한국 시민들은 이제 홈플러스 사태를 무책임한 사모펀드 소유, 불투명한 금융구조, 수익 중심 투자 관행이 초래한 사회적 비용의 상징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 피해는 MBK파트너스만의 문제를 넘어섰습니다. 홈플러스 사태와 최근 고려아연 사태가 함께 겹치면서, 대한민국에서는 사모펀드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크게 확산되었습니다. 사모펀드에 대한 더 강한 규제, 더 높은 투명성, 더 엄격한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크게 높아졌습니다.
포브스는 그동안 김병주 회장을 주요 사모펀드 인사이자 자선가로 소개해 왔습니다. 저희는 그러한 사실들이 공적 기록의 일부일 수 있음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체 기록은 아닙니다. 거대한 포트폴리오 기업의 붕괴로 피해자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단 한 푼도 반환받지 못한 상황에서, 어떤 인물이 부, 펀드레이징 능력, 거래 성과, 자선 활동만으로 주로 칭송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에 저희는 포브스에 다음 사항을 정중히 요청드립니다.
1. 현재의 가치평가 전제하에서 김병주 회장을 포브스 억만장자 순위에 계속 포함하는 것이 타당한지 재검토해 주십시오.
2. 그가 계속 등재된다면, 그 평가의 근거와 유동성 한계, 가치평가의 불확실성을 명확히 설명해 주십시오.
3. 김병주 회장 또는 MBK파트너스에 대한 향후 인물 소개와 평가에서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 물품구매전단채 투자자 손실, 노동자 피해, 납품업체 피해, 진행 중인 금융당국 조사 및 형사 수사 문제를 함께 반영해 주십시오.
4. 한때 MBK파트너스의 평판과 펀드레이징 신뢰도를 높이는 데 활용되었던 홈플러스 거래가 이제는 심각한 사회적 피해와 평판 실패의 사례가 되었다는 점을 고려해 주십시오.
5. 자선 활동이나 사업적 성공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회적 책임 문제를 가리는 방식으로 제시되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6. 김병주 회장과 MBK파트너스에 대한 향후 평가를 확정하기 전에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 주십시오.
포브스의 순위와 평가는 세계적으로 큰 권위를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포브스의 평가가 중대한 공적 비판을 받고 있는 강력한 금융행위자에게 평판의 방패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저희는 포브스가 대형 사모펀드의 홍보 논리만이 아니라 피해자들의 절박한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주기를 요청드립니다.
이 요청은 부 자체에 대한 적대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건전한 금융시장은 진실, 책임, 투명성, 도덕적 책임 위에서만 유지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국제적 금융질서가 존중받기 위해서는 불투명한 금융구조로 피해를 입은 평범한 피해자들의 목소리 역시 반드시 들려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금융피해자들은 포브스의 판단에 경의를 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병주 회장과 MBK파트너스에 대한 포브스의 평가가 이 사안이 요구하는 엄정함, 독립성, 도덕적 명료성을 갖고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요청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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