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합병, 자문사들 '찬성' 의견...소액주주 반발 복병으로

제약·바이오 / 주영래 기자 / 2023-10-10 14:30:24
23일 임시 주총서 합병안 의결 추진, 경쟁력 확보 가능
66% 지분 소액주주 주식매수청구권 과다하면 합병 불가

[메가경제=주영래기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시나리오에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이 '찬성'의견을 표명한 가운데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6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합병 방침에 '찬성' 의견을 제시한 데 이어서 또 다른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도 합병에 힘을 보태는 의견을 제시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함은 물론 탄력적인 가격 전략 운영이 가능해 질 것으로 분석했다. 그뿐만 아니라 거래구조 단순화에 따른 회계 투명성 제고와 전략적 투자 활동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에 순항 중이다 [사진=셀트리온]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이 셀트리온 합병에 속속들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오는 23일 열릴 셀트리온 임시주총에 이목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자문사들의 의견이 해외투자자는 물론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치기 때문이다.

셀트리온 그룹 내부 직원들도 합병안을 반기는 분위기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합병으로 각 사가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고, 경쟁력 확보에 유리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내부 직원들도 합병을 반기는 분위기”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셀트리온은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간 합병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임시 주주총회에서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참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에 해당하는 찬성표를 얻으면 합병안이 가결된다. 주주총회서 합병안을 승인하게 되면 12월 28일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수 있다.

셀트리온은 합병 절차에 따라 기존 주주들로부터 합병 반대 의사를 신청받고 있다. 반대 의사를 표명한 주주들은 오는 23일부터 내달 13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합병 시나리오의 가장 큰 걸림돌은 소액주주들이 될 전망이다. 주총에서 합병 승인 결정에도 소액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이 1조 원 넘게 접수되면 셀트리온 입장에서도 자금 부담이 가중돼 합병을 취소할 수 있어서다. 셀트리온의 소액주주 비중은 66.4%, 셀트리온헬스케어는 56.4%다.

주주들은 회사의 합병에 반대해 자신의 주식을 매수해달라고 회사에 요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주주들은 회사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의 매수 예정가격보다 낮거나 합병 후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흡수 합병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주들에게 셀트리온의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당 합병 가액은 셀트리온 14만 885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 6874원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보통주 1주당 셀트리온 보통주 0.4492620주가 배정된다.

10일 오전 각 사의 주가는 14만 7천원, 6만 4천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여전히 기준가보다 주가가 낮아 소액주주들의 표 행사에 따라 셀트리온 합병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은 이번 합병을 통해 양사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사는 합병효과로 사업경쟁력 강화는 물론 원가경쟁력 개선을 바탕으로 개발·임상·허가·생산·마케팅·판매 조직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도모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서정진 회장은 지난 11일 미국서 열린 '21회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해외 투자자 및 기관 관계자들에게 그룹사 합병에 대한 청사진과 비전을 제시했다.

서 회장은 이 자리에서 "내년부터 매출의 성장 본격화를 앞두고 주가는 저평가된 현재 시점이 합병의 적기라고 판단한다"며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을 통해 이전부터 준비된 결과를 본격적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 회장은 "셀트리온그룹의 성장에 있어 합병은 작은 이벤트일 뿐이라며, 앞으로 투자 분야는 라이선스인, 인수합병(M&A)을 통한 자체 신약 개발에 주력하는 것만이 아니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려 한다"며 "분석, 진단, 원격의료 분야로 진출할 장기 계획을 이미 세워 투자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셀트리온의 합병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투명성과 경영 효율성을 높여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위상이 강화될 전망이라며, 합병 시너지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대비 약 30%의 프리미엄, 셀트리온 그룹의 연구개발력과 이익창출력, 미국 시장 점유율 상승 등을 반영했다"며 향후 합병법인의 내년 시총은 약 4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1단계 합병이 마무리된 후 6개월 이내에 셀트리온제약과 2단계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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