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대상 부작용 급증… 장기 복용 안정성 담보 못해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시민단체가 비만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는 ‘위고비(Wegovy)’의 국내 청소년 대상 적응증 확대 여부를 두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위고비가 성인 대상 처방에서도 부작용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 대상 임상자료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에서 보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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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고비. |
앞서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은 지난 4월 24일 식약처에 위고비의 청소년 비만 환자 대상 처방 허가를 신청했다. 승인될 경우 12세 이상 청소년도 처방 대상에 포함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2021년부터 해당 연령층에 대한 사용을 허가하고 있어, 국내 승인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위고비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위고비 관련 부작용 보고 건수는 2024년 4분기 49건에서 2025년 1분기 94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주된 부작용은 구역, 구토, 설사, 급성 췌장염 등 위장계 이상이며, 최근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PRAC는 시신경 손상 가능성, 영국 의약품규제당국(MHRA)은 경구피임약 효과 저하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더욱이 위고비를 포함한 GLP-1 계열 약물은 장기복용 시 중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에버노스 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약물 복용 후 1년 내 중단 비율은 36.5%에 달하며, 비용 문제와 부작용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과거 사례를 봐도 장기복용 부작용으로 인해 시장에서 퇴출된 비만약은 적지 않다. ‘시부트라민’은 심혈관계 위험으로, ‘벨빅’은 발암 가능성으로 각각 시장에서 퇴출됐다. 전문가들은 위고비 역시 장기 안정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청소년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지적한다.
청소년 대상 임상 역시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미국에서 FDA 승인을 이끌었던 연구는 201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단일 연구이며, 아시아인 피험자는 단 3명에 불과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관련 임상연구조차 없다.
이에 따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식약처에 ▲청소년 대상 장기복용 안전성 입증 ▲위험관리계획(RMP) 철저 검토 ▲시판 후 능동적 약물 감시체계 강화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성인 대상 처방에서도 오남용이 빈번하다는 점에서, 처방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과 제도 보완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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