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2분기 어닝쇼크…하반기 관세 리스크 경고등

전기전자·IT / 황성완 기자 / 2025-07-09 15:11:01
반도체 재고 충당금·TV 수요 둔화 직격탄
8월부터 상호관세 적용 '압박'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2분기 기대에 못 미치는 잠정 실적을 내놨다. 이는 수요 침체와 환율 하락, 관세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음 달부터 본격 적용되는 미국발 상호관세 조치로 하반기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 삼성전자, 반도체 재고 충당금 '직격탄'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2분기 잠정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09%로 축소 폭이 미미해지만, 영업이익은 55.94% 감소하며, 시장 기대를 크게 밑돌았다.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는 주력인 반도체(DS) 부문의 수익성 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메모리 및 시스템반도체 재고자산에 대해 수천억원 규모의 평가 충당금을 설정하면서 일회성 손실이 반영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S 부문은 재고 관련 충당금 설정과 첨단 AI 반도체에 대한 미국의 수출 제재 등으로 전분기 대비 이익이 감소했다"며 "다만, HBM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 메모리 제품 출하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LG트윈타워.


◆ LG전자, 두 분기 연속 실적 하락

 

LG전자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0조7400억원, 영업이익 639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4%, 영업이익은 46.6% 줄었다. 이로써 LG전자는 1분기(영업이익 1조2591억원)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실적 하락세를 보였다.

 

업계는 LG전자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에 따른 관세 부담, 주요 시장의 소비심리 위축, MS사업본부(Mobile Solutions)의 수요 둔화 등을 꼽고 있다. 특히 LCD 패널 가격 상승과 마케팅비 증가 등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줬다.

 

LG전자 관계자는 "생활가전(H&A), 전장(VS), 냉난방공조(HVAC) 등 B2B 중심 사업은 상대적으로 건전한 수익성을 유지했지만, 일부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부문에서 수요 둔화와 비용 증가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내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8월부터 韓 제품에 美 상호관세 적용

 

양사의 경영 부담은 오는 8월 1일부터 시행될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로 한층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한국산 제품 전반에 대해 25%의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예고했으며, 기존 품목별 관세와는 별도로 적용돼 반도체·전자제품 등 핵심 수출품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수년간 한국과의 무역관계에 대해 논의해 왔다"며 "이젠 한국의 관세 및 비관세 정책, 무역장벽으로 인한 고질적 무역적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양국 관계는 상호적이지 않았다"며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8월 1일부터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에 다수의 제조 및 판매 거점을 보유하고 있어, 이 같은 무차별적 관세 적용은 가격 경쟁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관련해 1조원 규모의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을 쌓으며 3분기 재도약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잠정 발표된 2분기 영업이익에 해당 부분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또 이날 공개되는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 Z폴드7'의 성과에 따라 3분기 이후 스마트폰 부문의 실적 성장 여부도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LG전자 역시 냉난방공조(HVAC)와 같은 고부가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강화하고, 프리미엄 가전 중심의 수익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HVAC 사업 매출 목표 20조원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세 리스크와 글로벌 수요 둔화라는 복합 변수 속에서도 고부가 전략과 재무적 유연성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삼성·LG 모두 제품 포트폴리오 전환과 미국 내 생산거점 확대 등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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